증시의 관심이 개인투자자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외국인만 주식을 사는 "외끌이 장세"에선 대세 상승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국내 증시에선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돌파하면 개인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직접 투자는 물론 펀드에 돈을 맡기는 개인도 늘어났다. 개인 자금을 수혈받은 기관들이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을 받아내면서 지수를 한단계 밀어올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영 딴판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개인은 신규 매수는 커녕 보유 주식을 처분하기 바쁘다. 증권가 일각에선 이같은 개인투자자의 증시외면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몸 사리는 개인투자자 개인투자자는 지난 4월부터 8월말까지 거래소 시장에서 5조2천3백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9월 들어서도 2일까지 3백59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이 5월 들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넉달 동안 7조7천9백8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10조원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 개인들의 이같은 관망세로 인해 펀드들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말 현재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9조6천2백35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천8백31억원이나 줄었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환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돈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석이 다가오면서 당분간 개인의 자금 이탈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증권은 지난 98년부터 5년간 추석 전 5일동안 고객예탁금에서 주식매수 대금을 뺀 순수 고객예탁금을 조사한 결과,평균 4천7백억원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추석연휴 이후엔 예탁금이 다시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원상회복 수준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경기 회복 전까진 개인이 증시를 외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욱 서울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오른 현 상태에서 추가상승을 기대한 신규 개인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며 "시중자금의 유입여부는 주가상승 기대감보다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 선순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기존 투자자는 더 공격적 반면 현재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들은 기회만 된다면 주식비중을 확대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이 지난 8월22일부터 1주일간 자사 고객 2천4백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체의 51.5%가 9월중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8월보다 6.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7.1%로 한달 전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이강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고객들은 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