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방해가 심해지면서 울산지역 일부 기업들은 새벽시간에 회사 직원들이 승용차로 화물차량을 호위해 운송에 나서는 등 물류 수송이 첩보전을 방불케하고 있다. 지난 23일 울산 A기업에 따르면 이날 새벽 승용차 4대에 2인 1조씩 8명의 회사 직원들을 태워 비조합원의 화물차량 10여대를 호위해 수도권으로 원자재를 긴급 수송했다. 이 회사는 화물차량만 보낼 경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누구차인지 확인해 무전기나 전화 등으로 운전사를 협박해 운전사들이 화물 수송을 기피하는 일이 발생하자 고육지책으로 직원들이 화물차를 안전하게 에스코트하고 있다. B기업의 경우도 화물연대 파업 조짐이 알려지자마자 급하게 비조합원 화물차량 10여대를 구해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감시가 비교적 소홀한 새벽 시간대에 원자재를 운송,정상 조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C업체의 경우 수출용 물량을 컨테이너에 실은 뒤 선박으로 수출을 해야 하나 컨테이너 차량을 구하지 못하자 카고 트럭에다 수출품을 실은 뒤 부산항에서 다시 컨테이너에 옮겨 싣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업체는 빈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구하기 위해 부산에 직원 3명을 급파하는 등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급한 자재를 실은 화물차량을 직원들이 호위해 다녀야 할 정도로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기업하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우리나라 경제가 이 정도까지 버티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