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의 신화를 재현한다.' 한국축구가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지난 91년 영국 셰필드 U대회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사상 처음 우승한 이후 홈 그라운드에서 다시 정상에도전장을 던진 것. 한국은 93년 버펄로대회와 95년 후쿠오카대회에서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고 2001년 베이징대회에서는 숙적 일본에 분루를 삼켜 결승행이 좌절되는 아픔을 맛봤다. 김준현(연세대)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 대표팀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20일 오후 4시30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태국과 A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상비군이 주축으로 그동안 여러 대회 일정 때문에 비록 체계적인 조련을 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고 홈의 이점도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며 우승을 향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나 한국의 우승 전선에는 조별리그부터 험난한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A조에 속한 한국은 비교적 손쉬운 상대인 태국을 이기더라도 오는 22일과 24일유럽의 전통 강호 아일랜드, 이탈리아와 맞닥뜨려야 한다. 김준현 감독은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후의 난적으로 영국, 일본, 우크라이나 정도를 꼽으면서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메달권까지 순항할 수도 있지만 상대 팀들의전력이 베일에 싸여있어 한치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4-4-2 전형을 구사하는 한국은 올림픽대표팀 공격수 김진용(한양대)을 비롯해주형철(건국대), 이진우, 박영근(이상 고려대) 등 풍부한 스트라이커진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 여효진(고려대), 이정렬(숭실대)을 수비의 대들보로포진시킨다는 전략이다. 올 대학축구 한남대 돌풍의 주역인 남영열은 조커로 투입돼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선다. 박기봉(경희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여자대표팀도 사상 첫 여자월드컵 진출의상승세를 이어받아 U대회에서 `큰 일을 내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한국여자팀은 남자팀에 앞서 20일 오전 11시 대구강변1면운동장에서 만만찮은상대 캐나다와 첫 경기를 치른다. 여자팀은 국가대표팀 멤버들이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 출전에 대비하느라 전원 제외됐지만 이번 대회에 나온 상대 팀들의 전력도 그다지 강하지는않을 것으로 예상돼 지난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여자축구 돌풍을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여자축구의 경우 아시아 최강 북한의 참가가 전체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일본, 독일 등이 메달권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