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4일 "정치와 정치권이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정부와 청와대가 흔들리면 국정혼란이 오고 민생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청와대가) 정치적 상황에 개입하거나 휩쓸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정치적 상황에서 한발 물러나 차분하게 실무적으로 하나하나 국정방향을 잡아나가고 업무를 챙겨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 현대비자금 파문과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고문 구속영장 청구,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인선파문 등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정부와 청와대가 동요하지 말고 민생과 경제 챙기기에 주력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청와대 비서실에 대해 "과거 비서실은 정치적 기능을 상당히 많이 해왔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진 만큼 비서실도 정치적 상황에 개입하지 말고 차분히 실무형 비서실로 변모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과거엔 대통령이 정당을 통제하고 지휘하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정부와 입법부가 견제와 균형을 하는 고전적 의미의 정부 형태로 봐야 할 것"이라며 비서실 직원들의 정치적 중립과 국리민복 우선원칙을 거듭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