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자금 150억원+α'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3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2000년 3월 현대측으로부터200억원을 수수한 사실을 확인,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2000년 2월께 서울 S호텔에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김영완씨 등과 만나 "총선 자금을 도와달라"며 먼저 돈을 요구한 뒤 금강산 카지노 등 대북사업과 현대에 대한 포괄적 지원을 대가로 김씨를 통해 현대측에서 20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대측이 김씨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액수가 정해 2000년 3월 현금 200억원을 한번에 3∼4억원을 담을 수 있는 서류상자 50여개로 포장, 김씨가 지정한 `제3의 장소'로 4차례에 걸쳐 운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현대측에서 건네받은 이들 자금이 권씨로 다시 전달된 구체적 경로를 확정하기 위해 권씨를 상대로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권씨가 2001년 여름까지 거주했던 서울 평창동 S빌라는 김씨가 부하직원의 친척인 재일동포 명의로 등기한 것으로 김씨가 직접 1억원을 들여 내부 보수를했을 정도로 두 사람이 밀접한 관계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권씨가 98년에 1차례 정 회장과 이익치씨를 만난 적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6∼7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으며, 권씨가 두 사람을 만날 때마다 김씨가 항상 배석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