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남북관계 변화와 사회교육방송의 역할' 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측의 사회교육방송 중단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오히려 양적, 질적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BS 사회교육방송 55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오일환 한양대 교수는 "남북 문화의 이질성 극복을 위해 우리의 방송 수신 기술체계와 다른 북한의 정보 차단벽과 방해 전파를 뚫고 외부로부터의 문화적 충격이 북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이를 위해 하루 20시간 방송을 24시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며 대형 풍선을 통해 소형 라디오 수신기를 대량 살포하고 북한 국경지역에서 성행하는 밀무역과 암시장을 이용,수신기 반입노력을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이 방송의 `시사초점' 진행자인 김승채씨는 "사회교육방송은 80년대 후반 `대북심리전 매체'와 `민족화합방송'의 절충적 이념 지향성에서 현재 `민족화합' 방송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체제우월성' 방송을 지양하고 `민족화합'과 `상호체제 이해와 협력증대'라는 지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탈북자 28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82.4%가 사회교육방송의 `한국, 북한, 세계 및 지구촌 소식'을 선호한다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시사뉴스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주민들이 사회교육방송을 주로 듣는 심야시간대에시사뉴스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KBS 남북교류협력기획단 연구원 이주철 박사는 "북한 주민들이방송내용에 부정적이어서 안듣는다면 몰라도 북한 정권이 방송을 중지하라고 해서중단한다면 도덕적 정당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또 북한 체제 비판 내용과 관련, "남북 양쪽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인권탄압 등 북한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눈을 감는 것은 정당하지 않는다"며 "장기적관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내용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북한당국이 `구국의 소리방송'을 안한다고 해서우리가 사회교육방송을 안할 이유가 없다"며 "북한 체제의 문제점, 북한 정권이 잘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논리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웅 통일부 남북회담 상근대표는 "앞으로 북한이 각종 회담을 통해 방송중단요구를 계속 제기해 올 것이지만 북한이 싫어하는 것을 안한다고 해서 남북관계가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며 "그러나 북한정권에 대한 비판내용은 직선적인 표현 사용 등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북자인 김성민씨와 탁은혁씨는 이 방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호칭과 관련,"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선전대로 남한 주민들이 정말로 김정일을 따르고 칭송하는 것으로 믿는 부정적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이상헌 기자 chsy@yna.co.kr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