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일 하나로통신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전량 외국인에게 배정하면 증자에 찬성하겠다는 새 안을 제시했으나 LG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하나로통신 유상증자 결의를 위한 주주총회에서 1대주주인 LG와 3대주주인 SK측이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막판까지 대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막판 타결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의 새로운 제안 하나로통신 유상증자때 주주배정 공모 후 발생하는 실권주를 전량 해외투자로 유치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현재 LG가 제안한 주당 발행가 2천5백원의 유상증자안은 이전 외국인 투자자가 제안한 주당 3천1백원에 외자유치를 하는 방안보다 가격이 20%낮아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게 SK의 주장이다. 그러나 외자유치를 다시 추진하려 해도 최대 주주인 LG가 반대하고 있어 성사되기 어렵다. 따라서 주총에서 유상증자 결의를 하되 발행가와 실권주 처리 방안을 다시 정하기 위해 이사회를 다시 열자는 것이다. 이 안에 대해 하나로통신 2대주주인 삼성전자와 이미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2일 만기가 돌아오는 1억달러 규모의 하나로통신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관련,주주들이 지급보증 등의 방법을 통해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중재안 배경 SK텔레콤이 새 제안을 한 것은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막는 동시에 유상증자 부결시 자사 이익에 집착,주주로서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LG가 유상증자에 성공,하나로통신을 인수하면 저가의 유.무선 결합상품을 출시,SK텔레콤을 견제할 수 있는데다 정부의 후발업체 지원이 강화돼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LG가 추진하는 유상증자를 무작정 반대할 경우 하나로통신이 자금난에 빠질 수 있어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 계획대로 하나로통신이 데이콤 등과 통합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다"며 "실권주를 외국인에게 배정하면 유상증자에 참여,LG를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LG측 입장 중재안에 대해 LG측은 "SK텔레콤의 제안을 고맙게 생각하지만 구체성과 현실성이 결여된 불완전한 것일 뿐 아니라 현행 규정과 절차상 실행이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유상증자 관련 법규에 따라 이미 완료된 이사회 결의 및 공시 등을 변경할 시간과 방법이 없으며 기존 주주가 아닌 외국인에게 실권주를 임의로 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LG는 외자유치와 유상증자를 별도로 추진하면서 당초 안대로 주총에서 유상증자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나로통신 2대주주인 삼성과 3대주주인 SK가 공조를 취하고 있어 LG 단독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시키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LG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