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회계감독을 강화하고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미국의 '사바네스-옥슬리 법'이 30일로 발효 1년째를 맞았으나 투자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의원들과 관련 고위관계자들은 기업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 개정을 당분간 검토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엔론, 월드컴 등의 잇단 기업부정 스캔들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제전반에 위기가 닥치자 민주당 폴 사바네스 상원 금융위원장과 공화당 마이클 옥슬리 하원 금융위원장의 발의로 기업부정 연루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지난해 7월30일 발효됐다. 윌리엄 도널드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사바네스-옥슬리 법'이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다시 되돌아 오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할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사바네스 위원장과 옥슬리 위원장도 기업들의 일부 비판을 인정하면서도 당분간 법안을 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옥슬리 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오는 9월 법률 시행에 관한 청문회를 가질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못박았다. 기업들은 이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데다 성장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기업의 위기 감수 의욕을 떨어뜨리는 의도하지 않을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사바네스 위원장은 잦은 법률 개정이 오히려 법을 지키기 어렵게 하고 비용도 더 많이 들게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이같은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54%는 기업경영에 대한 신뢰가 6개월전보다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9월의 65%, 지난 1월의 60%보다는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기업경영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뉴욕 AFP=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