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와 '9.11테러' 당시비행기 납치범들과의 관련 가능성을 담고 있는 미 의회 작성 정보보고서 일부에 대해 비밀문서에서 제외해 달라는 사우디 정부와 일부 미 의회 의원들의 요청을 29일거절했다.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보고서 가운데 비밀문서 삭제를 요청받은 28페이지 분량 부분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9.11테러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말했다. 이같은 결정은 사우디 정부 관리들이 테러리스트들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에 맞서 나온 것이다. 사우드 알-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은 지난 28일 워싱턴에 도착, 조지 W. 부시대통령과 만났다. 그는 사우디는 "숨기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이면서 9.11테러 조사 상.하원 정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밥 그래함 상원의원은 이날 부시 행정부에 대해 비행기 납치범에 대한 외국의 지원을 다루고 있는 900페이지짜리 의회 보고서 가운데 일부분을 비밀문서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맥클렐런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정보당국 고위관계자와 사법 당국 관리들의 권고에 따라 28페이지 분량 부분에 대한 비밀문서 제외 요청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에는 현재 진행중인 수사와 대(對)테러 작전 및 민감한 소식통과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맥클렐런 대변인은 "행정부는 9.11테러와 관련된 모든 인물과 모든 증거를 공격적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문서에는 테러와 관련된 많은 국가들의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 진행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재 반다르 빈 술탄 사우디 대사는 지난 24일 의회 정보보고서가 공개되자"이는 사우디와 사우디 국민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사우디는 아무 것도 숨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보고서는 상.하원 정보위원회가 '9.11'테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공동 조사한 후 작성한 것으로, 28페이지 분량 부분은 "민감한 국가안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오사마 빈 라덴과 19명의 비행기 납치범 가운데 15명의 출생지인 사우디에 관련된 정보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는 비행기 납치범 지원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