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나라 전체가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연결돼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 최신호가 14일 보도했다. 이 잡지는 이날 발행된 21일자에서 `한국의 기괴한 인터넷 세상(Korea's WeirdWired World)'라는 제목으로 벤저민 풀포드 기자가 쓴 기사에서 "인구 4천600만명인이 나라는 단시간에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나라가 됐다"면서 "정치,오락, 섹스, 매스 미디어, 범죄, 상업이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재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14세 소년이 부모의 돈을 훔쳐 온라인 캐릭터를 위한 색안경을 구입하는 가하면 배우자들이 화상 채팅으로 서로 불륜을 저지르면서 결혼생활에 긴장이 높아지고 온라인 중독 환자들이 정신과 의사들에게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특히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오전 11시까지 출구조사 결과 젊은 층에 인기가 높던 노무현 후보가 뒤지고 있었으나 그의 지지자들이 온라인 채팅으로 이 사실을 알리고 지지를 촉구한 결과 젊은 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가 오후 2시에는 노후보가 선두에 나서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또 거대한 상상의 온라인 세계에서 사람들이 게임과 채팅을 즐기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는 너무 커서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걸어가는데 만도 6시간이 걸린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미국 기술분야는 광대역 통신망으로 슬럼프에서 탈출하려고하고 있는데 한국을 보면 그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NCSoft)라는 한국 회사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 망을 구축해 320만명의 가입자들이 한달에 25 달러씩을 지불하고 있다. 이것은 마이크포소프트의 X-박스 라이브와 소니의 광대역 플레이스테이션망을 누르고 온라인 게임분야를 지배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이 잡지는 평가했다. 또 포트리스라는 새 한국의 컴퓨터 온라인 게임은 이미 중국에 3천500만명의 플레이어를 갖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 같은 온라인 열풍 때문에 최소한 80개 외국 회사들이 한국에 연구소를 개설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연간 2억달러에 지나지 않지만 한국통신에 5억달러를 투자해 거리에서 아무때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등 여러가지를 실험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말했다. 이 잡지는 또 심리학자인 김현수 박사의 말을 인용해 전체 인구의 약 10%, 13세에서 18세까지 청소년들의 약 40%가 인터넷에 중독돼 있다고 전하면서 "나는 (컴퓨터에 열중한 나머지) 2년 동안 집밖에 나가지 않는 아이들도 봤다"는 김박사의 말을 인용했다. 이 잡지는 한국의 이 같은 상황은 고속도로가 처음 지어지고 분명한 규정과 규범이 없어 교통사고 사망률이 치솟았던 현상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또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에서는 이미 한국계 미국인들이 인터넷에 열중하고 있으며 이 현상은 미국내 다른 도시들로 전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