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장관급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남북양측 대표단은 회담 사흘째인 11일 전날에 이어 실무대표접촉을 잇따라 갖고 공동보도문 조율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남북은 최근 한반도 정세가 극히 불안정하고 전쟁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양측의입장이 공동보도문에 어떤 수위로 담길 지 주목된다. 전날에 이어 남측은 핵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조치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고 있는 만큼 북측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결단을 내려 다자회담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남측은 9일 호주에서 열린 제2차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회의에서북한 등을 겨냥해 다국적군 창설 등이 거론된 점을 지적, 북한의 핵개발을 막으려는미국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안이하게 봐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미국 주도의 대북 봉쇄 움직임, 유엔 안보리 북핵논의, 주한미군 전력 대폭증강 추진 등을 예로 들면서 미국의 대북 압살정책이 한반도를 전쟁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한 뒤 같은 민족으로서 남측이 이같은 움직임에 결코 가담해서는 안되며 민족 공동으로 평화수호 의지를 대내외에 선언하자고 맞섰다. 회담 관계자는 "민족대단결이니 평화수호니 하는 기본정신은 남북이 피차 같지만, 그 표현 양식에 따라 입장 차이가 드러날 수 있다"며 "현재 이에 대한 접점을찾고, 핵 문제에서도 이전보다 진전된 내용을 담기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제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와 관련, 남측은 핵문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고위 군사당국자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반면, 북측은'주적론'을 거론하며 현 여건상 국방장관회담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올 추석을 계기로 한 제8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관련, 양측은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남북이 서울-평양과 금강산을 각각 주장하는 등 장소문제와 규모, 그리고 전쟁포로와 납북자 등을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양측은 또 대규모 사회.문화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장관급회담 산하 사회문화교류추진위원회 구성, 북측이 제안한 상호비방 방송 중단과 8.15 민간공동행사에 대한당국 지원 등 그 밖의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 종결회의를 갖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지만,주요 현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회담중인데도 불구, 이날오전 10시 북핵문제 관련 국회 본회의에 출석, 회담장 안팎에서 국회의 처사가 너무지나치지 않느냐는 비판의 소리도 나왔다. 남북은 이날 저녁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 주최로 환송만찬을 갖게 되며, 북측 대표단은 회담 마지막날인 12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OZ-331편을 이용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귀환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인교준 기자 lye@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