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를 판매하는 소니와 무선랜서비스 '네스팟'을 제공하는 KT가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 이에 따라 KT와 손잡고 열세를 만회하려던 MS의 가정용 게임기 X박스 영업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소니의 게임 부문 한국 자회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PS2 게임기와 PS2를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 확산을 위해 KT의 무선랜 기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과 공동 마케팅 협정을 체결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두 회사는 10일 오전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협정 체결식을 갖는다. ◆왜 손잡았나='PS2 온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가정용 게임기는 그동안 1개의 게임기로 최대 두 사람이 즐길 수 있었으나 소니는 지난 3일부터 게임기를 인터넷에 연결해 여러 명이 동시에 게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니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초고속인터넷이 PC에 연결돼 있어 PS2에 연결할 별도의 회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네스팟을 이용하면 PC와 PS2로 동시에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으로 양사는 오는 15일께부터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에게 PS2 본체와 주변기기,게임 타이틀,네스팟 1개월 체험권 등을 묶은 패키지 세 종류를 네스팟 홈페이지(www.nespot.com)를 통해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KT도 이번 제휴가 네스팟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네스팟 서비스에 나선 KT는 연말까지 1백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입자는 20만명에 그치고 있다. ◆고심하는 MS=소니와 함께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MS는 비상이 걸렸다. 소니에 이어 지난달 말 'X박스 라이브' 시범서비스에 들어갔으나 국내 보급대수가 적어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PS2는 60만대 가량이 보급돼 있지만 X박스는 3만여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MS는 작년 말부터 X박스 보급대수를 1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해왔다.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X박스를 초저가에 보급하는 방안을 놓고 KT와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소니가 선수를 치면서 MS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2001년 MS가 KT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면서 맺어왔던 양사간 제휴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한 업체라는 점 때문에 소니와 MS가 KT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며 "게임기를 홈네트워크의 주요 기기로 활용하려는 양사의 전략도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