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1월 부도 이후 6년여를 끌어온 한보철강 매각이 최종 마무리 수순을 남겨놓고 차질을 빚게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 매각은 4일의 정리계획안 변경에 대한 관계인(채권단) 및 법원의 최종승인 절차와 11일의 본계약 클로징만 남겨놓고 있었으나 AK캐피탈측이 인수자금확보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법원이 관계인 회의를 이달 말로 연기함으로써 매각이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지난 2월 한보철강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AK캐피탈은 최근 신한은행 등으로부터총 3천5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제공받고, 당진 B지구의 용융아연도금설비(CGL)를 현대하이스코에 385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하는 등 한보철강 인수 및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AK캐피탈은 한보철강에 총 매각대금 3억7천700만달러중 2천70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지불했으며 나머지 3억5천만달러를 본계약 클로징 때 결제해야 매각이 성사될 수 있다. 한보철강 채권단측에서는 최근 매각의 마지막 걸림돌이 돼온 2천185억원 규모의조세채권을 연리 6%의 현가 할인방식을 적용해 국민은행 후순위채 888억원 상당을 매입해 해결하는데 동의해 AK캐피탈이 잔금만 완납하면 매각이 성사되는데 별문제가없을 것으로 낙관돼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10월 네이버스컨소시엄과의 계약이 본계약 클로징 때 매각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막판에 무산된 점을 들어 AK캐피탈의 매각대금 입금이 최종 확인될 때까지는 매각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AK캐피탈은 네이버스컨소시엄을 주도하던 권호성 중후산업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 2001년 12월 공개입찰을 통해 낙찰예정자로 지정된 뒤 작년 3월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2월 본계약을 체결했다. 외환위기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안았던 한보철강은 2001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건설 경기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작년에 제강 123만t, 압연 118만t 등으로 사상 최고의 생산 실적을 올렸으며 매출액도 회사설립 이래 최고치인 4천370억원을 기록한바 있다. 한보철강 직원들은 매각이 완료되면 퇴사를 하고 AK캐피탈이 A,B지구로 나눠 세운 새 법인인 NHB와 다스코(DASCO)에 재입사하는 절차를 밟게된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