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기자 간담회에서 "조흥은행 전산센터 직원들의 파업 참가로 은행의 전산망에 대한 비상대책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지적하고 "비상 대책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조만간 조흥은행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파업 등으로 인한 비상시에도 은행의 전산망이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현투.한투.대투 등 금융 구조조정 현안과 관련해서는 "현투는 현재 본계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고 한투와 대투는 경영을 먼저 정상화해야 추가 지원자금을 줄일 수 있고 매각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경제부와 협의해 한투와 대투 문제를 가급적 빨리 처리할 방침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카드사의 경영 위기에 대해서는 "카드사들이 다른 금융권이 카드채를 매입하는데 사용한 브리지론을 다 상환했을 정도로 상황이 호전됐고 일단 고비는 넘겼다"고 진단하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경기에 큰 문제가 없는 이상 하반기에는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생명보험사의 상장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금융감독원과 금감위가 내.외부의 법률.회계.상품 전문가들을 통해 2가지 안을 만들고 있고 50% 정도 진척됐다"고 설명하고 "이들 안을 비교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30대 신용불량자 구제와 관련,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용역을 줘서 방안을 마련중에 있지만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한다는 신용 사회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책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감사원의 감사에서 부도덕한 스톡옵션 행사가 지적된 김정태 국민은행장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에 취임 100일을 맞았던 이 위원장은 "그동안 정신 없이 지냈다"고 회고하고 "앞으로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 마련을 비롯해 금융 규제, 감독 제도, 검사 제도 등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해 시대에 뒤떨어진 것들은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박성제기자 leesang@yna.co.kr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