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흥은행 노조의 매각반대 파업과 철도노조 파업 등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나로통신 노조(위원장 김영록)가 오히려 회사의 해외매각에 적극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로통신 노조는 4억5천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안 승인여부를 결정하는 오는3일 이사회에 맞춰 외자유치에 반대하는 LG그룹을 상대로 강력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노조는 3일 조합원들을 총동원,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 빌딩앞에서 투쟁선포식을 벌인 뒤 이사회 장소로 이동해 회의장 주변에서 외자유치안 승인촉구 집회를 갖고 이사진을 압박하기로 했다. 노조는 또 직원들의 019 휴대폰 집단해지를 시작으로 LG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벌이는 한편, 외자유치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될 경우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임시주총에서 최종승인을 받기 위해 애쓸 계획이다. 외자유치안이 통과될 경우 AIG-뉴브리지캐피털 컨소시엄은 지분 39%의 1대주주로 경영권을 장악하게 돼 이번 외자유치는 사실상 해외매각이다. 그러나 노조는 항상 해외매각에 반대한다는 통념과 달리 이 회사 노조가 외자유치에 적극적인 것은 당장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외자유치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노조는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현재 협상중인 6억달러의 채권단 협조융자(syndicated loan)까지 모두 10억5천만달러가 회사에 유입되면서 하나로의 발목을 잡아왔던자금압박 극복은 물론 VDSL, 2.3㎓ 무선랜 등 향후 사업에 대한 추가투자 여력까지확보, 독자생존이 가능해진다고 보고 있다. 반면 LG그룹이 외자유치에 반대하는 것은 하나로의 독자생존을 무산시켜 회사를'코너'로 몰아간 뒤 '통신 3강정책'등을 등에 업고 헐값에 사들이려는 속셈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LG그룹이 AIG쪽처럼 충분한 투자를 통해 회사를 살릴 생각이라면 LG보다 외자를 선호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LG가 전혀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회사 정상화에 턱없이 못 미치는 800억원대 투자설만 흘리는 상황에서 LG를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해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또 AIG쪽의 경영권 장악 이후 인력구조조정 시도 우려에 대해서도 "회사가 살아남은 이후에야 노조도 존재할 수 있다"며 "현재 회사가 오히려 인력 부족 상태로 과거 경영진 주변의 방만한 경영만 개혁해도 상당히 비용을 줄일 여지가 있어 인력구조조정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소액주주들도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외자유치안이 유보된 이후 강한'반 LG' 분위기를 내보이고 있어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이번 외자유치를 둘러싼 갈등에서 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