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간의 우리나라 환경 수준을 분석한 결과 경고를 의미하는 '빨간 신호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3일 발표한 '2002-2003 한국환경보고서'에서 환경동향을 분석 정리하고 15개 부문, 28개 지표를 바탕으로 최근 5년 간의 환경수준 변화를 평가.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 오염과 지하시설의 대기 오염, 산불 발생 건수, 자동차위주의 교통체제, 갯벌 면적의 감소, 1인당 에너지 소비 증가량, 수도권 집중화 현상 등은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분야로 꼽혀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지하철 화재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하철 내의 미세먼지농도는 ㎥당 지상 70㎍, 환승통로 153㎍, 승강장 151㎍으로 나타나 "지하에서는 숨을 쉬면 안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질 및 연안 생태계와 관련, 지난 10년 간 전체 갯벌의 4분의 1 가량이 감소했고 유류의 해양 유출량도 2000년 583㎘에서 2001년 668㎘로 늘어 각별한 주의가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피해 건수도 2000년 729건에서 2001년 785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과 시민들의 참여로 폐기물 재활용률이 높아지면서재활용 실적이 지난 96년 하루 1만3천84t에서 2001년 2만922t으로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또 환경오염 방지 지출이 2000년 대비 11.3% 증가하고 환경관련 민간단체가 꾸준히 늘어난 것도 녹색 신호등이 켜졌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는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항상 경제와 정치적인 논리가 환경보다 우선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며 "이같은 경향은 결국 국민의 삶을 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색신호로 표시된 지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환경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는 사후처리 위주의 환경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해 사전예방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색연합 녹색사회연구소는 지난 1993년부터 매년 환경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