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망률이 2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최대 피해지인 중국은 사스 전선이확대된 농촌 지역과 실리콘 밸리인 베이징(北京) 하이뎬(海淀)구의 사스 확산 방지와 예방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시 당국의 6일 발표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에 이어 교외 농촌지역에서도9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했다. 베이징 농촌지역에서 사스 환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처음인데, 베이징 시당국은 더 이상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농촌 확산= 베이징내 신규 감염자 증가세가 다소 수그러드는 양상을 보이는가운데 농촌지역에서도 환자가 발생하자 원자바오 총리는 지역 특수성에 따른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우며 긴급조치를 지시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7일 전했다. 원 총리는 이날 전국농촌사스대책 화상회의에서 농촌지역은 위생관념이 희박하고 의료시설이 빈약해 사스가 발생하면 퇴치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아직 농촌에서 사스가 대규모로 창궐했다는 보고는 없으나 각급 정부는 농촌의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최대한 비상경계에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원 총리는 또 사스의 농촌 확산를 막는 것이 사스와의 전쟁에서 관건이라고 강조하고 농촌 지역에 사스 감시.정보체제를 구축하고, 농민들에게 예방법을 철저히주지시키라고 지시했다. ◆하이뎬구 방역 강화= 베이징 보건당국은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와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상수원 오염을 막기 위해 저수지 80개를 봉쇄하는 등방역작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의 실리콘 밸리이자 대학촌인 베이징 하이뎬(海淀)구에서는 3만명의경찰력이 투입돼 사스 발병 가능성이 있는 기업체나 공장 등에 대한 감염여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역내 220만 가구에 사스 감염여부를 자체 진단할 수 있도록 체온기를 일제히 지급했다. 하이뎬은 베이징내에서도 가장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이며, 특히 IT 산업이몰려 있는 중관춘(中關村)의 경우 상당수 기관과 건물이 격리조치되거나 폐쇄된 상태로 당국은 경제적 타격을 우려, 예방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 곳의 모토로라는 직원 1명이 사스에 감염된 베이징총국을 지난달 29일 봉쇄했으며, 오는 12일 다시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생 현황= 6일 오전 10시 현재 중국 대륙 전체에서 사스 환자는 하루 사이 138명이 증가한 4천409명에 달했고, 사망자는 214명으로 8명이 늘었다. 베이징은 감염자가 1천960명(신규 70명)으로 2천명에 육박했고, 사망자는 107명(신규 4명)에 이르렀다. 1만6천878명의 주민이 격리 조치된 베이징에서는 그러나 신규 감염자가 3일 연속 100명 이하로 떨어져 사스 확산이 한 풀 꺾인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낙관도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은 물론 전세계의 사스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말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중국에 이어 사스 환자가 급증, 비상이 걸린 대만에서도 타이베이내 시립 희망병원에서 1명이 사스로 또다시 숨져 사망자가 11명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전세계 사스 사망자는 총 470명, 감염자는 6천741명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