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환자가 드디어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사스 추정환자 발생이 예견됐던 상황인 만큼 국민들이 방역당국의 2차감염 예방조치를 잘 따라 사스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한다. ◆오명돈 교수(서울대 감염내과) 이제 사스 환자가 추정환자냐, 의심환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스 환자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첫 추정환자가 발생한 시점에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외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경우 감기나 독감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절대로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 가벼운 감기증상일지라도 사스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의료기관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만 국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방역당국에서도 의심.추정환자 대해서는 모두 격리치료를 해야 한다. 또 의사들이 감기나 독감 등의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대할 때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병원을 찾는 감기, 독감환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여행력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여행력이 있다면 보건당국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김우주 교수(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사스는 환자와의 접촉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질병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일반 국민들이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특히 요즘은 감기나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자칫 사스로 오해하기 쉽다. 특히 사스 추정환자는 일반적인 폐렴이나 독감 등의 증세와 유사해 전문가들도 구별하기 어렵다. 사스 예방을 위해서는 손씻기와 양치질을 생활화하고 일상적인 생활리듬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최장 2주가 넘는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유행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외출을 삼가고, 증상이 있을 경우 보건소와 병원에 문의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지금까지 2차 감염자는 대부분 사스 환자의 가족이나 의료진이었다. 환자에 대해서는 우선 격리조치 후 수액치료를 한 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써야 한다. 그 다음에는 스테로이드 요법과 항바이러스제(리바비린)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송재훈 교수(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 사스환자는 우선 일반 폐렴에 준해 항생제 치료를 한 뒤 앞서 발생한 나라에서 치료효과가 확인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지시를 잘 따라 차분히 대처하고, 2차 감염을 막는데 주력한다면 크게 확산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사스가 새로운 질병이긴 하지만 괜한 두려움을 갖기보다 `많은 질병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김양수 교수(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볼 때 사스는 접촉거리가 1m 이내일 경우에만 감염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 환자가 접촉한 부위에 닿았을 때 2차 감염이 될 수 있지만 공기전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사스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는 등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위험국을 다녀온 사람과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회의실, 지하철 등은 조심해야 할 장소다.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사스는 일반 감기와는 구별되는 만큼 마른 기침을 동반한 독감증세가 있고 위험국을 여행했거나, 여행객을 만났다면 사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체 사스환자 가운데 10% 가량에서만 폐렴이 발생하고 대부분은 회복되지만, 평소 건강이 약한 사람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병에 대한 중증도를 독감수준으로 이해하고 공포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