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의 아메리칸 항공이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칸의 모회사 AMR의 돈 카티 회장은 15일 산하 4개 노조 가운데 승무원 노조가 유일하게 경영 회생을 위한 경비 삭감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승무원 노조의 수용 여부가 파산 보호를 신청할지 말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승무원 노조는 앞서 삭감안을 1만9천여 노조원 투표에서 500여표 차로 부결시켰으나 사측이 조건을 완화해 다시 제시하자 재투표를 실시했다. 재투표는 16일 오전 7시(한국시간)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CNBC-TV는 승무원 노조가 재투표에서도 사측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노조 대변인은 그러나 이 보도에 대한 즉각적인 확인을 회피했다. 카티 회장은 앞서 승무원 노조가 끝내 경비절감 방안을 거부할 경우 "회사가 즉각 파산 보호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조종사, 지상근무자 및 정비사 노조들과는 우여곡절 끝에 임금 삭감에 합의한 바 있다. 사측이 바라는 임금삭감 규모는 모두 18억달러다. 일부 전문가는 그러나 아메리칸이 설사 승무원 노조와 타협한다 해도 경영난이 워낙 심각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면서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보고서는 "아메리칸의 경우 운영비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5-40%"라면서 따라서 "노조와 경비 절감에 타협한다고 해도 장기적인 경영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미 파산 보호를 신청한 유나이티드 항공과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가 최근 어렵게 회생한 유에스 항공도 높은 운영비에 허덕여 왔음을 상기시켰다. 아메리칸은 회생을 위해 임금삭감 노력과 함께 항공기 리스조건 완화 및 채무구조조정에도 안간힘을 써왔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