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펀드가 SK글로벌 사태 이후 SK(주) 주식을 집중 매집,단일주주로서 1대 주주로 올라섰다. SK는 사실상 SK그룹의 지주회사로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 펀드의 주식매집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크레스트 시큐러티즈(CREST SECURITIES)라는 외국계 펀드는 최근 6차례에 걸쳐 SK 주식 1천96만8천7백30주를 장내에서 취득,8.6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이는 지금까지 SK의 1대 주주였던 SKC&C의 지분율 8.63%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등을 포함,SK그룹 전체의 SK 지분율은 23.5%에 이르지만 특정펀드가 SK를 집중적으로 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펀드는 이날 신고한 8.64% 외에 1백만주 이상의 SK 주식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크레스트 시큐러티즈가 주식을 취득한 기간에 주로 굿모닝신한증권과 도이치증권 창구로 대량 매수주문이 있었는데 이날도 굿모닝신한증권 창구를 통해 88만여주의 매수주문이 나왔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외국인이 SK 주식 77만3천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펀드 성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만일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나면 적극 방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크레스트 시큐러티즈는 조세피난처인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펀드는 최근 3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특정 종목을 5% 이상 지분취득한 적이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정 펀드가 1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특정 종목에 투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박민하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