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빅4'의 하나인 뮤지컬 「캐츠」가 7월말부터 부산 등 지방 4개 도시에서 순회공연된다. 세계 4대 뮤지컬이 라이선스 계약으로 지방에서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 이번 공연에서는 「명성황후」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이 도입의사를 최근밝힌 텐트극장이 이용된다. 이 작품은 부산(5주), 대구(4주), 광주(3주), 대전(2주)을 차례로 돌 예정이다. '빅톱(Big Top)'으로 불리는 이 텐트극장은 과거 곡마단 등의 유랑극단이 쓴 천막극장과 비슷하지만 가설극장 수준이 아니라 무대와 음향.조명 설비에 분장실, 화장실, 냉난방 시설까지 제대로 갖춘 '첨단 천막극장'이다. '움직이는 오페라하우스'인 이 텐트극장은 설치에 이틀, 철거에 하루가 걸리는기동성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호주와 일본에서도 「캐츠」를 이런 극장에서 공연했고, 세계적 서커스단인 태양서커스단도 마찬가지다. 이번 공연에 쓰일 텐트극장은 RUC(The Really Useful Company)에서 임차하는 것으로 80mX120m 넓이에 높이 18m 짜리다. 객석은 무대 규모에 따라 가변적인데 이번공연에선 1천800석 정도가 나온다. 임차료는 주당 2만4천 호주달러(한화 약 1천800만원)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를 대관하는 것보다 싸다. 무대가 타원형으로 돌출돼 있어 일반 극장보다 무대와 객석간 친밀감이 더 높고객석 밑에서 「캐츠」의 고양이들이 튀어나오는 등 색다른 다른 연출도 가능하다. 제작은 원제작사 RUC와 뮤지컬 프로듀서 설도윤 씨의 설앤컴퍼니(Seol&Company)가 공동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설앤컴퍼니는 국내 지방시장 개척이 목표가 아니라동남아시아 시장에도 동반 진출한다는 밑그림 아래 RUC와 파트너십 계약을 했다. 라이선스만 사다가 제작하는 게 아니고 제작 자체를 함께 한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설앤컴퍼니는 이 공연뿐 아니라 RUC가 저작권을 가진 다른 작품들(오페라의 유령,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에비타 등)도 공동 제작해 아시아 지역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연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뽑은 배우로 구성됐던 지난 서울 공연과 달리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선발한 배우로 새롭게 짜인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는 이미 폐막했지만 세계적으로 2개의 순회공연팀이 운영되는 셈이다. 연출, 안무,의상 등에도 오리지널 스태프가 참여한다. 설씨는 "서울 공연팀은 남아공 배우들이어서 불만스러운 관객도 있었겠지만 이번 공연은 그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맥펄레인 RUC 대표도 "이번 공연은오리지널 프로덕션과 같은 수준의 공연인 데다 텐트극장의 장점인 손에 잡힐 듯한친밀감까지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장소는 섭외중이지만 부산의 경우 해운대 앞 벡스코 주차장, 광주는 광주비엔날레 행사장, 대구는 대구 유니버시아드 행사장이 유력하다. 설씨는 "지방 공연시장의 성장은 국내 공연계의 산업화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지방시장의 잠재력을 개척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계획과 준비로 이번 공연을계획했다"고 말했다. 설씨는 "그간 지방공연이 어려웠던 이유는 시장의 협소성 때문이었다. 부산의경우 인구는 서울의 40% 수준이지만 공연관람 인구가 10%에 불과했다"며 "이번 시도로 지방시장의 잠재력을 확인시켜 주겠다"고 덧붙였다. 지방공연의 총제작비는 70억원 가량. RUC와 설앤컴퍼니 외에 국내 굴지의 영화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도 투자에 참여했으며, 투자 지분은 셋이 비슷하게 나눴다. 입장료는 서울보다 1만원 정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