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가 이라크에서 전쟁을 하면 했지 남쪽에선 왜 '데프콘 2'라는 조치를 취하고 그럽니까?" "우리가 언제 '데프콘 2'를 취했는데요?" 22일 '남북 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를 앞두고 21일 오후 북측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여관에서 만난 북측 조선적십자회 관계자들과 보장성원(지원요원)들은 난데없이 '데프콘 2' 얘기를 꺼내 남쪽 손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떠난 사이에 갑자기 그런 조치가 취해졌나?' 21일 낮 12시30분께 설봉호 편으로 속초를 떠난 남측 손님들은 설봉호 안에서나북측 장전항에 도착한 뒤 해금강호텔에서 남측 TV 뉴스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남쪽 소식(?)을 북측 관계자들이 전하자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남측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은 "그럴 리 없지만 그런게 내려졌다고 해도 북쪽에서 신경쓸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북측 인사들은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데프콘 2'면 이쪽도 복잡해집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날 처음 만난 남북 청소년들까지 어른들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듯 한동안 잘알지도 못하는 이라크전 얘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미국이 진짜로 이라크를 쳐들어갔다며?" "응 그런가봐" "..."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이날 "남조선 당국이 미제가 이라크 침략전쟁을 도발하자 '데프콘 2'라는 초경계 태세를 취했다"며 비난 성명을 냈지만 정부는"'데프콘 2'라는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남쪽에서 '우정의 나무'를 심으러 온 손님들이 알게 된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금강산=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