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이틀째인 21일 미국과 영국을 주축으로한 연합군은 대규모 공습과 함께 예상보다 하루 빨리 지상군을 이라크 남부 바스라 등 전략 목표를 향해 진격시켰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수십발의 미사일을 쿠웨이트로 추가 발사했고,자국 영내로 들어온 연합군을 반격했으나 저항은 미미했다. 미·영국군은 이날 오후 대규모 지상군을 추가 투입,바그다드 공략에 나서 수도 인근 지역에서 양측간 육상전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연합군이 전선을 확대하면서 미군 헬기가 떨어져 16명이 사망하고 이라크 남부 바스라 유전지대의 유정 5곳이 화염에 휩싸이는 등 전쟁 피해도 커지고 있다. 연합군이 1차 목표물만을 겨냥한 '제한적'공습 이후 불과 하루만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대규모 공중폭격으로 발생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 국제적인 반전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라크 전역으로 확대된 전선=미 육군 제3보병사단과 제1 해병원정대원 1천여명은 이날 새벽 2시(한국시간) 탱크부대를 앞세우고 남부 접경지역인 움파라스 마을로 진격했다. 지상군중 첫 투입된 제3보병사단의 버포드 블라운트 사단장은 "이번 공격이 지상전의 첫 신호로 조만간 이라크와 쿠웨이트 접경지역 전체로 전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와 모술 인근지역에서도 이날 오후 미사일 공격과 공습이 시작됐다. 미군 전투기들은 지상군 투입과 함께 새벽 3시께부터 이라크 바그다드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궁 등 목표물을 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폭격은 바그다드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린 직후 단행됐으며 이라크군의 대공화기들도 즉각 응전 사격을 했다. 또 바스라 인근 상공에서는 대형 폭발과 섬광이 목격됐으며,호주 abc방송은 핵폭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초대형 폭탄인 '공중폭발대형폭탄'(MOAB)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해군 특수부대(SEALS)와 영국 해병대 등은 남부 알포 반도에 있는 주요 산유시설을 점령하기 위한 기습작전에 착수했다. ◆전쟁피해 본격화=미 제1해병대 원정군 소속 수송 헬기 1대가 20일 쿠웨이트 국경 지역에서 추락,탑승중인 미·영국군 16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밝혔다. 이라크 공격 시작후 미군 및 영국군의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미군 특수부대가 이라크 남부 알포 반도의 주요 산유시설을 점령하는 과정에서도 이라크인 6명이 죽고 16명이 포로로 잡혔다. 미국과 영국군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공격 첫날 바그다드 공습때도 이라크인 한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 국경지대인 남부 루메일라 유전지역에서 5곳 이상의 유정(油井)에 불을 질렀다는 소식으로 걸프지역이 환경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 NBC방송과 아랍계 위성 TV 알 아라비야 등은 50억배럴 이상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는 루메일라 지역의 유정들이 불타고 있다고 전하고 이로 인해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의 환경 재앙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최인한 ·정대인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