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함으로써 중동 지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라크의 안전과 안정까지 도모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는 3일 발표되는 '이라크: 지역적 여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쟁 발발후 이라크의 미래와 관련 ▲미군의 신속한 승리와 점령▲후세인 제거를 노린 쿠데타 발생 ▲베트남 전쟁식의 장기전화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라크의 정권교체가 이라크의 사회.정치적 역학 구조까지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승리하든 쿠데타가 발생하든 중동 지역은 현재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라크는 폭력과 불안정, 대량살상무기의 근원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 전후 이라크의 내정의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장악하면 쿠데타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침체된 미국 경제를 살리라는 미국민의 요구로 이라크 내정을 소홀히하면 쿠데타 발발 가능성도 아주 작지는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라크가 유엔의 제재를 받는 동안 구축된 석유 공급 및 무역망의 손실로 시리아와 요르단이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되며 터키의 경우 경제적손실에 쿠르드족의 독립 요구까지 맞물려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란,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라크 인접 국가들은 전후 밀려드는 난민들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이들은 미국 주도의 군사공격이 신속히 끝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런던 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