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전시체제에 돌입했음을 시사하는 징후는 없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17일자)가 인터넷판에서 11일 보도했다. 타임은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던 특파원이 작성한 '전쟁을 향한 열망?'이라는 제하의 평양발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타임은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을 때 관영 언론들이 반미 구호의 수위를 높이고, 민방위 훈련기간 공습 사이렌이 울리긴 했지만 평양이나 비무장지대에서 다른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타임은 이어 최근 북핵 위기의 외교적 해법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이 진정 방아쇠를 당길 만큼 미쳤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년간 비무장지대 건너편의 북한을 관찰해온 전문가들은 "아직 아니다"라는 대답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아직은 수사(修辭.rhetoric)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그것은 여전히 연극"이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 관계자도 "사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개시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그들은 아직 그런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밝혔다. 타임은 다만 현상태에서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이 이라크 문제에 열중해있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서로 과거에 관한 얘기만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이며, 이로인해 서로의 발언을 위험스럽게 오해하는 실수나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따라서 긴장이 점차 고조될 경우 북한의 다음 조치는 지난 98년에 했던 것과 같은 미사일 시험발사가 될 수도 있으며, 보다 더 위험한 다른 도발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소재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센터(MCPA)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고든 플레이크는 이라크전 발발 이전이나 직후 북한이 핵무기를 시험 발사하거나 핵 보유를 천명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북한이 오판할 위험성이 매일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