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국내업체들간 저가 출혈경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산 휴대폰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앞으로 휴대폰 전체 수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휴대폰업체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의 납품가를 낮추면서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 휴대폰업체 관계자는 "2.5세대 이동통신인 'cdma2000 1x'휴대폰의 경우 통상 중국시장에서 2백달러 수준에 납품됐으나 최근 모업체가 1백70달러까지 가격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현지업체들이 이를 보고 단말기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해 와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술이나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산 휴대폰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국산 'cdma2000 1x'휴대폰의 경우 지난해 2백30∼2백50달러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으나 최근에는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일부업체 제품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퀄컴사의 칩 등 휴대폰 핵심 부품을 대량 구매,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대형업체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공세적으로 저가정책을 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휴대폰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많은 업체들이 이 분야로 뛰어들고 있는 점도 국내업체끼리의 출혈경쟁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가격을 대폭 인하한 업체측은 "최근 중저가 기종의 제품을 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가 기종인 컬러단말기로 주력 제품을 바꾸면서 흑백 모델의 가격을 낮춘다는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은 중국 유통업체들이 단말기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납품가 하향 조정은 다른 국내업체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