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와 재독(在獨)유대인공동체는 유대인대량학살(홀로코스트) 기념일이자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58주년인 27일 근 60년만에 양측 관계를 법적으로 공식 설정하는 한편 유대인공동체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3배 증액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서명식에서 이 협정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의중요한 신호로서 종교적, 문화적 생활을 장려하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울 슈피겔 유대인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이 협정이 서명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선언했다. 볼프강 티르세 하원 의장은 의회에서 "역사의 감정적 차원도 사실이 주는 교훈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이 협정에 따라 유대인 문화 유산을 유지하고 유대인중앙위를 정치적, 사회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또한 현재 100만유로인 재정 지원액을 약 300만유로증액한다. 이에 따라 유대인중앙위는 매년 독일 정부에 재정 지원을 신청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독일 정부는 또 유대인 공동묘지와 유대교회당 유지를 돕고 유대인 연구소들에자금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대인공동체의 문화 유산 유지에 기여하게 된다.정부 자금은 유대교 율법학자들을 훈련하는데도 투입되게 된다. 슈피겔 위원장은 앞서 가진 나치 희생자 추모식에서 이 협정은 "유대인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독일의 정치적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강조했다. 그는 또 서부 도시 다름슈타트에서 가진 추모식에서 독일 정부가 이라크와의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집권해 나치 정부를 수립하기 전 독일에 살던 유대인은약 60만명이었다. 그러나 유대인중앙위가 창설된 1950년에는 1만5천명으로 크게 줄었다. 현재 독일에는 약 10만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으며 유대인공동체는 83개에 달한다. 이들중 75%는 이만자들이며 옛소련으로부터 수만명이 이민왔다. 한편 죽음의 장소였던 아유슈비츠 수용소 생존자들과 희생자 유족, 폴란드와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날 수용소 해방 58주년을 맞아 유적지에 모여 꽃을 놓고 촛불을켠 채 추모식을 가졌다. (베를린.바르샤바 AFP.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