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DDR(더블데이터레이트) D램 가격은 아시아현물시장에서 지난 6일 6개월만에 6달러 이하로 떨어진뒤 16일만인 22일 5달러 이하로 추락했고 견고한 움직임을 보였던 SD램마저도 3.50달러 벽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초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반도체 업체들이 연말부터 생산량을 늘린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최근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에 따른 환율 부담과 IT경기의 회복지연까지 겹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속절없는 하락세=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2일 오전 현재 256메가 DDR(32Mx8 266㎒) D램은 전날보다 3.33%하락한 4.80~5.30달러(평균가 4.92달러)에 거래돼 평균가 5달러선이 무너졌다. 256메가 DDR(16Mx16 266㎒) D램은 2.53% 하락한 5.10~5.60달러(평균가 5.38달러)에 거래됐으며 128메가 DDR(16Mx8 266㎒) D램도 2.35~2.60달러(평균가 2.44달러)로전날보다 1.63% 내렸다. 256메가(32Mx8 133㎒) SD램 제품은 3.45~3.80달러(평균가 3.50달러)로 1.40%, 256메가(RIMM800㎒ w/o ECC) 램버스 D램은 61.50~67.00달러(평균가 62.60달러)로 0.31% 떨어졌다. 256메가 DDR D램의 현물가격이 6달러 이하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7월 3일 5.3달러이후 6개월만이며 지난 11월초 9달러선에 육박했을때와 비교하면 불과 80여일만에 절반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 가격 추락 이유= 이같은 하락세는 설 연휴를 앞두고 화교계 중개상들이 재고를 떨면서 수요가 큰폭으로 줄고 PC수요도 작년 11월말을 기준으로 한차례 종결됐기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마이크론테크놀러지, 하이닉스, 인피니온, 대만의 난야 등 D램업체들이 작년말부터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도 지금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낙폭이 예상보다 크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업체들은 수출비중이 높아 가뜩이나 최근 이라크전 발발가능성으로 요동치는 환율부담에 가격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5천100억원에 이르렀던 D램 매출이 1.4분기에는 3천100억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 업계는 이같은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비수기가 끝나는 2월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DDR 가격은 4달러 벽까지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SD램도 하락세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하락세는 반도체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벌써부터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DDR 333, 400 시장이 본격화되는 3월 이후에는 삼성전자 등 기술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업체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아 업체간 양극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반도체 가격 하락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DDR 266 제품보다 속도가 30% 빠른 DDR 333, 400이 본격 출시되는 2분기이후에야 시장 상황이 바뀌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김세진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