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적발로 인해 공모를 마친 기업의 코스닥시장 등록이 중단된 것은 IPO(기업공개)과정에서 회계법인의 책임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이오정보통신의 주간사를 맡은 교보증권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IPO업무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건 경과=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이오정보통신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주간사회사와 인수단에 청약자금 환불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교보 LG 동원 미래에셋 한화 등 5개 증권사는 공모투자자들로부터 받아뒀던 청약대금 1천81억원을 전액 환불해 줬다.


교보증권 등은 연 6%의 이자를 쳐 총 5천3백30만원을 추가로 보상했다.


◆회계법인 책임 높아져야=이번 사건은 세종회계법인과 대주회계법인이 2000년 및 2001년 회계감사에서 분식회계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데서 '불씨'를 찾을 수 있다.


이오정보통신이 회계를 분식한 시점으로 드러나고 있는 지난 2000년과 2001년 외부감사인은 각각 세종회계법인과 대주회계법인으로 달랐다.


그러나 직접 감사를 실시한 회계사는 동일인인 K모씨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발행사와 회계사가 서로 짜고 분식회계를 실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에선 IPO준비기업의 경우 회사 규모가 작고 수수료도 낮아 회계법인이 회계감사를 철저히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IPO기업 회계법인이 부실감사를 했을 경우 처벌수위를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선 부실감사가 드러났을 경우 각종 제재를 정해놓고 있지만 IPO기업 부실감사에 대해선 이 잣대를 높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교보증권 IPO연합 탈락 가능성=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보증권은 대형증권사 IPO연합에서 탈락될 위기를 맞고 있다.


교보증권은 그동안 대우 LG 동원 현대 한화 동양증권 등 IPO가 강한 증권사들과 함께 일을 해왔다.


이오정보통신 인수단에 참여했던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향후 교보증권이 주간사를 맡는 기업공개의 경우 인수단 참여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교보증권은 지난해 IPO실적이 저조한 데다 이번 사건으로 신뢰도마저 추락해 IPO영역에서 공동보조를 맞추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이 대형사 IPO연합에서 탈락한다면 향후 기업공개 영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공모실패를 우려해 교보증권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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