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정한 규제기준 내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했더라도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배상 책임이 있다는 첫 결정이 나왔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15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갑산리 주민 이모씨(61) 등 24명이 "인강농공단지 내 ㈜토토환경에서 배출한 유해가스로 농작물이 말라죽었으니 2억2천8백56만여원을 배상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 "3천4백17만여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법이 정한 규제기준을 위반하지 않더라도 오염물질을 배출해 피해를 줬다면 배상해야 한다고 무과실 책임을 인정한 첫 배상결정이어서 비슷한 신청이 잇따를 전망이다. 위원회는 "조사 결과 고농도의 불소를 함유한 폐수 슬러지로 적벽돌을 생산하는 ㈜토토환경은 재작년 11월부터 생산과정에서 고농도의 불화수소가스를 배출해 주변 농경지의 작물을 고사시키거나 상품가치를 떨어뜨린 점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북 보건환경연구원이 작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측정한 불화수소의 농도가 1.94ppm과 2.27ppm으로 대기환경보전법이 정한 배출허용기준 5ppm을 초과하지 않았지만 피해 농작물 잎에서 다른 작물보다 2∼3배 농도의 불소가 검출돼 배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