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가 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 주재 간사단회의에서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 국정과제는 노 당선자가 대선때 약속한 `20대 정책목표' 공약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노 당선자는 대선때 선대위 정책본부를 통해 ▲바로 선 대한민국 ▲잘 사는 대한민국 ▲따뜻한 대한민국 ▲당당한 대한민국 등 4대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별로 3-6개의 정책목표를 제시했었다. 이에 따라 이들 과제가 노 당선자의 부처별 합동업무보고를 위해 준비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중점 개혁과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4일 인수위는 이들 과제 중 동북아 중심국 건설, 지방분권, 국가시스템 혁신 등 일부 `아젠다'를 먼저 공개했다. 이는 노 당선자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국가적 핵심전략과제들이어서 6일 회의에서 일부 세부 항목 조정은 가능하나 큰 틀이 바뀔 사항이 아니며, 특히 새 정부의핵심적 과제로 채택될 게 거의 확실시된다. 노 당선자가 후보시절부터 동북아 중심국 건설과 지방분권화, 원칙과 상식의 사회 건설 등 3가지 사항을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반복해 제시해왔던 게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인수위는 이들 사항 외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재벌개혁 등 공정한 경쟁질서확립, 특권과 차별시정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빈부격차 해소, IT(정보기술) 지식정보 강국 등을 국정과제로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는 오는 16일께부터 이들 과제와 관련된 부처들의 합동 업무보고를 받고 자신이 생각하는 세부 실천프로그램과 대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내고,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 새 정부 국정플랜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수위가 공표한 국정과제로 미뤄 `노무현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국정비전 내지 전략플랜은 `동북아 중심국'과 `지방화'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한반도 평화정착과 더불어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 확립과 성장-분배의 선순환구조가 맞물려 돌아가는 선진경제시스템 구축, 자주외교 등으로 요약되는 `당당한 대한민국', 사회적 약자 보호와 차별 시정 등도 강조되고 있다. 인수위가 마련한 국정과제별 세부 추진내용과 향후 부처별 협의방향 등은 다음과 같다.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 = 재경, 통일, 외교통상, 건교, 국방, 산자, 정통부 등거의 전부처가 관련돼 있어 최다 규모의 합동보고가 이뤄질 사안이다. 노 당선자가 `대통령이 챙겨야할 아젠다'에서 첫 순위로 꼽고 있는 핵심중의 핵심사항인데다 현정부에서도 상당부분 `밑그림'이 그려진 과제로 동북아 경제협력을통해 물류비즈니스 중심국가를 건설한다는 게 골자다. 노 당선자는 대통령 직속으로 동북아 중심국 프로젝트 전담기구를 설치, 발전비전과 장단기 추진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생각이며, 동북아 평화 및 경제협력체 창설과동북아 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동북아철도공사 설립 등을 통해 한국을 해양과 대륙을 잇는 물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내용도 실천프로그램으로 고려되고 있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기구 창설과 인천국제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의 동북아 물류중심기지화 개발도 주요 정책수단으로 검토돼야할 사항이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 행자, 건교, 교육 등 9개 부처의 합동보고가 예상되는 사항으로, 노 당선자가 대선때 `선점 공약' 1호로 내세워 내내 쟁점이 됐던 충청권 신행정수도 건설과 지방대학 집중 육성 방안 등이 핵심 내용이다. 수도권은 금융.산업.비즈니스 수도로, 충청권은 행정수도로, 부산은 항만물류수도로 각각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며 특정분야에서 만큼은 서울대에 버금가는지방대 20개 안팎을 육성해 지방을 지식센터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방분권특별법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에 입법권과 재정권, 인사권을대폭 허용하고 정부 연구개발비를 지방에, 특히 지방대학에 대폭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또 지역간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큰 국가적 핵심사업의 `교통정리' 및 지역균형발전 촉진을 위한 대통령자문기구로 `국가균형위'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대상이다. ◇국가시스템 혁신 = 행자, 법무, 중앙인사위, 부방위 등 8개 부처 및 기관으로부터 합동보고가 이뤄질 예정이며, 부정부패 척결과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 확립이 주된 내용이다.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 한시적 특검제 도입,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총장국세청장 등 소위 `빅4' 인사청문회 실시, 공직자 재산공개 범위확대 및 재산형성과정 소명 의무화, 부패사범 공소시효 연장 및 사면.복권 제한 등과 함께 공직인사 다면평가 등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제도화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또 정부조직 개편 및 청와대 정비, 장기적인 행정구역 개편 등과 관련된 논의도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경제시스템 구축 = 재경, 기획예산처, 산자, 건교, 정통부 등의 업무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며 기업규제 철폐와 기술혁신, 과학기술 발전계획, 성장과 분배의선순환구조를 위한 제도적 대안 마련 등이 중점 점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준조세 폐지, IT(정보기술) 등 고기술산업과 전통산업의 연계발전 전략, 분배와재분배 정책수단 등도 관심을 끄는 협의사항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 대북 포용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쟁없는' 남북간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미.일 등 전통적 우방과의 외교협력을 강화하되 호혜.평등 원칙을 잃지않는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재벌개혁 등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 = 재벌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금지및 출자총액 제한제도를 유지하고 재벌기업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방지를 위한 `금융회사 계열분리 청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회계정보와 공시의 투명성 강화등도 협의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노 당선자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증권분야 집단소송제 도입 및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 전환에 대한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특권과 차별시정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 =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시정 및 국가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국가차별시정위 설립여부 등이 관심사다. 여성 일자리, 장애인 이동권 확보, 비정규직노동자 차별 시정, 외국인노동자 보호 장치 등도 검토될 것으로 보이며 만5세아동 무상교육, 보육료 국가절반 부담, 공교육 질 개선, 노인연금제 보완 등도 집중 점검된다. ◇빈부격차 해소와 70% 중산층 시대 = 과세 표준 3천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소득공제 폭을 확대하는 등 근로자의 조세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안 등 각종 소득재분배정책수단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함께 하는 농어촌 사회 건설 = 농림예산 10% 확보와 농업예산 직접지불제 20%할당, 농어촌 부채경감 조치, 개방 피해구제 종합대책 마련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