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해양 휴양지 발리가 연말을 맞아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테러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리 주도 덴파사르를 운항하는 국내외선 여객기와 주요 호텔 예약률이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가루다항공은 최근 늘어나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해지난 10월 12일 발리 쿠타 해변에서 191명이 숨지는 폭탄 테러 사건 이후 대폭 감축했던 항공기 운항을 증편했다.

크리스톤 라스만토 가루다항공 발리 지사장은 30일 "자카르타-덴파사르 및 수라바야-덴파사르 노선 운행 횟수를 늘리고 항공기 기종도 247석의 DC-10 대신에 보잉747(405석)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런던-덴파사르와 나고야-덴파사르, 오사카-덴파사르, 서울-덴파사르노선 국제선 수요도 연말을 맞아 크게 늘었다. 이들 노선의 좌석 예약률이 최소 70%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참사 직후 미국과 호주, 유럽 국가들이 인도네시아 여행 경계령을 발표한것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한 때 발리 호텔 예약률이 한 자릿수로떨어지고 항공기 운항이 크게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여행사협회(아시타)의 푸투 바구스 유드하라 발리 지부장은 "테러 직후 크게 낙담했는데 최근 내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관광산업 미래를 낙관할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일본, 대만, 한국 등 아시아권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유럽의 경우 여행 경계령을 발령하지 않은 스페인과 프랑스인이 가장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호텔 예약률도 테러 직후 파산 직전 상황으로 몰렸던 관광산업이 회복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 쿠타에서 5㎞ 떨어진 짐바란 소재 발리 인터콘티넨탈 와얀 수카호텔의 경우 객실 425개가 모두 예약된 것을 비롯해 상당수 고급 호텔의 연말 빈방이 남아 있지 않다. 일반 호텔 예약률도 60-7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리가 최근 연말 관광 특수를 계기로 테러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체 관광객 가운데 호텔 및 항공 요금 할인 혜택을 노린 내국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여행 경계령을여전히 철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지난 27일 인도네시아 주요 도시에서 테러 공격이 예상된다며 자국민들의 여행 자제를 호소하는 동포안내문을 발표했고 영국과 미국도 성탄절을 앞두고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