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타결로 'FTA고립국'신세를 벗어난 것을 계기로 정부가 내년 연초부터 FTA체결을 위한 연구와 협상을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특히, 협상난관이 적은 싱가포르와의 FTA 공동연구를 연초부터 시작, 가급적이면 하반기부터 정부간 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9일 "정부는 싱가포르와의 FTA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하에 내년 상반기중 공동연구를 거쳐 빠르면 하반기부터 정부간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앞서 일본과 FTA를 체결한 싱가포르는 지난 99년 이미 한국정부에 FTA를 맺을 것을 요청해왔으나 우리 정부는 당시 논의가 시작됐던 한-칠레 FTA를 먼저 타결한다는 방침하에 연구나 협상진행을 유보해왔다.

정부의 하반기 협상방침은 당초 1년 정도 산.관.학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진행속도가 빠른 것으로 도하개발아젠다(DDA) 등 다자간 협상외에 양자간 협상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정부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빠르면 1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을 통해 양국간 공동연구가 시작될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FTA협상의 최대난관인 농업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나 협상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싱가포르 양국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43억달러 규모였으며 KIEP는 FTA체결시 양국간 교역규모의 대폭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우나 서비스업의 동남아 진출을 위한 유력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3월 투자협정(BIT)체결후 FTA 산.관.학 공동연구가 진행중인 일본에 대해이 관계자는 "일본은 현재 FTA에서 농업문제를 제외하자는 입장이어서 의견차가 없지 않지만 논의결과에 따라 2004년 7월까지인 산.관.학 공동연구가 빨리 종료되고정부간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초 연말까지 BIT체결을 추진했던 미국은 양국 재계 등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쿼터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아직 추가협상일정 등을 잡지 못한 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정부는 한-칠레 FTA타결에 이어 싱가포르, 일본 등과 FTA체결을 추진중에 있으며 이후에는 태국과 멕시코를 유력한 추진대상으로 선정해 놓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