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년동안 거미연구에 몰두,'거미박사'로 통하고 있는 남궁 준씨(82)가 그동안 모은 거미표본 10만여점과 관련 도서를 국립중앙과학관에 기증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남궁씨는 16일 서울 국립과학관에서 기증식을 갖고 거미류 6만5천점(6백59종),동굴동물 3만5천점(1백40종) 등 표본 10만여점을 후학들의 연구자료와 일반인들의 교육·전시자료로 내놓는다. 중앙과학관은 기증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관련 연구자들의 비교표본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전시자료를 과학관 홈페이지(www.science.go.kr)에 수록,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게 하고 기증 도서류에 대해서는 목록집을 발간키로 했다. 특히 남궁씨가 계속 거미를 연구할 수 있도록 생태조사 때 공동조사연구원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그는 충북 음성 무극중학교에 과학교사로 몸담고 있던 지난 57년 전국과학전람회 출품을 위해 거미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45년간 학교와 국립과학관에 근무하면서 수십가지 신종거미를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하는 등 연구업적을 남겼다. 동굴에 서식하는 동물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실적을 남겼다. 지난해 12월에는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되는 7가지를 비롯 한국 미기록 37가지등 5백46가지를 최신 분류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한 '한국의 거미'라는 도감을 발간하기도 했다. 남궁씨는 지난 97년 이들 표본을 과학관에 기증하기로 결심하고 10만여점의 표본을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게 최신 분류법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왔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 서식하는 거미종류와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기증된 표본들은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도 비교연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