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팀 = 내년에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던 건설, 전자, 자동차, 철강업종 등의 내수위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은 정부의 투기대책에 따른 공사수주의 감소 등으로, 자동차는 특별소비세 인하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구매기피 가능성 등 때문에, 전자는보급률이 한계치에 다다른 일부 품목의 수요감소 등으로 내수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건설 = 내년에는 민간주택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003년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일반 건설업체들의 내년도 건설수주가 76조2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거용 건축공사 수주는 내년 상반기 21.5% 감소하고 하반기에 다소 사정이 나아지더라도 연간 9.6%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건설업체들의 호황을 견인했던 아파트 등 주택 경기가 정부의 투기대책 등 영향으로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이미 건산연의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100밑으로떨어졌는데 이 지수가 100이하이면 전월보다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해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크게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체들은 이에 따라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면서 관급공사 등의 부문을 강화할 계획으로 있지만 올해와 같은 외형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매출은 올해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서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 = 내년도 전자산업의 내수는 휴대폰을 비롯해 브라운관 TV, 에어컨 등일부 가전제품의 경우 성장률이 둔화되거나 수요가 다소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TV나 냉장고는 물론 휴대폰이나 PC 등도 보급률이 100%에 접근하면서 신규수요가 감소,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최근 발표한 '2003년 전자산업 전망'에 따르면 주요 가정용 기기의 내년도 내수는 컬러TV 12.4%, VCR 4.6%, 냉장고 3.3%, 전자레인지 1.9%,세탁기 1.8%, 음향기기 1.5%, 에어컨 1.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TV의 경우 프로젝션 TV나 PDP TV가 2배 가까운 판매가 예상되는 반면 브라운관 TV는 10% 가량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 일각에서는 에어컨의경우 수요가 오히려 16%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품목에 따라 내수 전망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업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수출의 경우 대부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반면, 내수에서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14.5%나 됐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운관 TV나 VCR,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일반 보급형 가전의 경우 제품구입 성향이 프리미엄급으로 전환되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 확실하다"며 "디지털TV 등에서 이를 상쇄할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 내년 자동차 판매는 2004년으로 예정된 특별소비세 조정을 앞두고특소세 인하에 따른 가격혜택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때문에 수요가 다소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다만 경제규모가 계속 커지고 국민소득도 증가되는 추세에 맞춰 판매 증가세는이어갈 것이라는게 자동차업계의 관측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내년도 자동차 내수 판매가 올해 160만대(추정)보다 5만대 정도 늘어난 165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김소림부장은 "국내 등록차량 1천300여만대중 차량 교체수요를 10% 정도로만 따져도 130여만대에 달하고 신규수요 등을 감안하면 내수 판매는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소세 문제로 내년중에 자동차 내수가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어 이 경우 정부가 탄력세율을 적용해 특소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법도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내년 전망은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이와함께 GM대우차의 본격적인 영업으로 내수시장에서 자동차업체들간의 경쟁도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업체들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내수시장에서 승부를 걸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철강 = 철강제품 가운데 내년 내수 부진이 우려되는 품목은 철근과 형강 등건축자재. 철강제품은 최종재가 아닌 생산재인 만큼 수요산업 동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건설분야에서 다세대.다가구주택 건축 부진과 각종 주택가격 안정책에 따른 부동산경기 위축이 예견되면서 철근, 형강 내수도 위축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의 2003년 철강산업 전망에 따르면 철근의 내년도 내수는 올해보다4.4%, 형강은 2.2%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철근, 형강을 생산하는 INI스틸, 동국제강, 한보철강 등 전기로업체는내년에 우려되는 내수 부진을 수출로 타개한다는 방침이어서 감산은 고려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