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간 양자 회동이 미뤄짐에 따라 양자간 실질적인 대선공조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통합 21측은 정 대표가 공동선대위의 명예위원장으로 등재됐으므로 양당간 선거공조 합의는 지킨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노.정 회동후 영남.충청권에 대한 공동유세' 등을 기대하고 있다. 2일 정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당직자회의에서도 노.정 회동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홍윤오(洪潤五) 대변인은 전했다. 통합 21측은 대북정책을 비롯한 15대 정책 조율 작업이 이뤄진 연후 노.정 회동과 선거공조도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으나, 민주당측은 정 대표의 자세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속내 탐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대표의 의중에 대해 '심경 정리가 안됐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부터'대선 이후를 겨냥, 정 대표가 확실한 사후보장을 약속받고 싶어한다'는 분석까지다양한 관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통합21내에서조차 "정 대표의 의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정 대표는 자신의 심중을 당직자들에게 털어놓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정 대표의 지금 심경은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면 그때그때 바뀌는 상태일 것"이라며 선거공조의 지연을 낙마 충격에서 정 대표가 아직 헤어나지 못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했다. 이와 함께 차기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정 대표가 자신의 입지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고 싶어한다는 관측도 있다. 국회의원이라곤 1명에 불과한 미니정당인 통합 21이 대선 이후 민주당과 동등한파트너로서 국정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선 확실한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강경론이 통합21 내부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또한 "노 후보가 정 대표의 도움을 받으려면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와야 하는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온건론자들은 이미 선거공조에 합의한 만큼 노 후보를 전폭 돕는게 정 대표의 차후 입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어렵게 후보단일화 합의에 이르러 '깨끗한 승복'이라는 여론의 호응을 받고 있는 만큼 공동유세에 나서야 이같은 이미지가 유지되지, 이제와서 발을 빼면 그동안쌓아놓은 호감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 한나라당 주변에선 이와함께 재계 지도자들이 최근 정 대표를 만나 '급진 성향'의 노 후보를 돕는 것을 만류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으며, 최근 미확인 회동설이 돌았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조언'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 역시 제기되고 있다. 통합 21측 관계자들은 민주당과 정책조율이 앞으로 2-3일이면 성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금주중 노.정간 실질적인 선거공조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김종우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