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산업생산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1월 이후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출하량과 도소매판매액도 상당폭 늘어나는 등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내용을 따져보면 일부부문에 치중되거나 실질적인 개선추세가 아닌 부문이 많아 10월의 '이상경향'을 실물경기 반전신호로 해석하기는 무리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생산지표 왜 좋게 나왔나 10월중 생산증가율은 전년 동월대비 12.7%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추석이 10월에 있은 탓에 올해 상대적으로 조업일수가 이틀 늘어난데 따른 영향이 상당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경기지표가 대단히 좋지 않았던 9월 지표와 비교해 볼 때, 계절조정분을 뺀 전월대비 증가율은 2.4%에 그치고 있다. 평균가동률 역시 75.6%로 전월보다 1%포인트 늘어난 '괜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한 때 78%선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그다지 좋은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 구분되는 위아랫목..반도체.자동차의존 심화 특히 10월 산업활동지표에서 두드러진 점은 우리 경제가 반도체, 자동차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 경기지표에 대한 '착시'를 불러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10월 두 달간 평균 8%인 산업생산증가율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2%로 급락하고 여기에 자동차까지 제외하면 1.8%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종별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을 보더라도 반도체가 포함된 영상,음향,통신장비의 생산증가율은 27.2%, 자동차는 17%에 달한 반면, 사무회계용기계, 조선 등 기타운송장비는 각각 -15.1%, -19.9%로 극명하게 대비됐다. ◆ 내수.설비투자, 개선조짐없어 10월중 도매와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각각 5.1%, 6.1%로 각각 0.7%, 4.8%에 불과했던 전월에 비하면 수치가 상당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부분도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고 전월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각각 -0.3%, -0.9%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종료로 지난달 급락했던 자동차.연료판매액 증가율도 17.1%로 수치상 크게 늘어난 듯 하나 계절조정 전월비 증가율은 5.8%을 기록, 그다지나쁜 상태는 아니더라도 큰 폭 개선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계절요인을 제외한 전월대비 증가율이 좋지 않은데 대해 "과거시계열을 살펴봤을 때 통상 10월에 나타났던 증가율에 비하면 둔화됐다는 의미"라며"내수는 일부에서 우려하듯 큰 폭 위축은 아니지만 상반기에 비하면 수치가 분명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또다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등 촉진책을 쓰고 있지만 10월중 설비투자추계는 1.4% 증가에 그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