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웃음이 싱그러운 박소영 프로(26·하이트). 올해 하이트여자골프대회 2위,파라다이스여자오픈 5위,한국여자오픈 9위 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그녀는 "플레이 중 가장 힘든 일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정하는 일인 것 같다"며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파를 놓칠 수밖에 없는 위기에서는 '보기'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대신 다음 홀에서 버디를 하면 된다는 긍정적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녀는 또 노력의 중요성에 무게를 둔다. 노력하지 않으면 행운의 여신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저는 스스로 골프에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그게 아마 혼자만의 생각이었나 봅니다.어느 날 친척분께서 '그렇게 노력하니까 그런 실력을 유지하지'라며 지나가듯 말씀하셨습니다.그 한 마디가 제게는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친척은 박 프로의 성실함을 칭찬하려 했었다. 그러나 반대로 그녀는 그동안 자신에 대해 가졌던 상(像)이 모두 무너져내림을 느꼈다. 처음에는 은근히 화가 났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됐다.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는 골퍼'라는 칭찬이 가장 듣기 좋단다. 실제로 그녀는 다양한 연습을 시도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아파트단지의 어린이 놀이터에서 벙커샷을 하다 주변 자동차의 유리창을 깰 뻔한 적도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벙커샷 연습을 많이 합니다.벙커 턱에 걸린 공이나 에그 프라이 등을 만들어 쳐 봅니다.또 여러 종류의 클럽으로 각종 상황을 연출해 봅니다.언젠가 시합 중에도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박 프로의 스윙연습은 매일 오전 3∼4시간 동안 진행된다. 7번 이하의 쇼트아이언은 매일 연습하고 나머지는 날짜별로 홀짝을 나눠 사용해 본다. 드라이버는 하루에 30회 정도 헛스윙으로 감을 유지한다. 특히 스윙궤도를 정확히 유지하기 위해 벽에 힙을 살짝대고 클럽이 벽에 닿지 않도록 백스윙을 연습한다. 그녀는 안정적인 샷을 위해서는 단순히 예쁜 폼만을 만들지 말고 직접 스윙을 통해 감각을 익힐 것을 권한다. 박 프로가 연습과 함께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유연성의 유지다. "프로에 데뷔하고 처음으로 떠난 해외 전지훈련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스트레칭이었습니다.훈련을 같이 받던 동료는 다리의 실핏줄이 터질 정도였습니다. 유연성이 향상되면 힘을 빼고 스윙할 수 있게 됩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