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스월드 선발대회가 현지 이슬람계와 기독교도 간 유혈충돌로 전격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회에 반대하는 이슬람계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23일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미스월드 사무국과 나이지리아측 제작자 실버버드 프로덕션은성명을 통해 "내달 7일로 예정된 본 선발대회와 사전 행사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며"대회 장소를 영국 런던으로 옮겨 같은 날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무국 관계자들은 "나이지리아의 이해관계와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 등 모든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북부도시 카두나에서는 이슬람 교도들이 미스월드 대회와 관련된 현지 언론의 이슬람 모독 기사를 문제삼아 지난 20일부터 폭동을 일으키고 기독교도들이 보복공격에 나서는 등 충돌이 잇따라 지금까지 적어도 100여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유혈충돌이 수도 아부자로 확산돼 이슬람 교도들이 경찰 차량을 습격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자 주최측은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 적십자사는 카두나 주민 약 4천500명이 유혈충돌을 피해 소개됐다고발표했다. 에마뉴엘 이제웨레 적십자사 총재는 "320명이 입원중인 것을 감안할 때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이 분명하나 긴장조성을 피하기 위해 그 숫자를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6일 나이지리아 일간지 `디스 데이'가 `모하메드가 오늘날나이지리아에 살고 있다면 미스월드 대회 참가자 중 한명을 아내로 삼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뒤 촉발됐다. 이슬람 교도들은 미스월드 대회가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에 개최된다는 점에도불만을 표시해 왔으며, 여성을 돌로 쳐 죽이라는 최근 이슬람 법원의 판결 등이 서방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복합적으로 이슬람계와 기독교도 간 갈등이 증폭돼왔다. (카두나 dpa.AF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