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이공계 출신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이공계 기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공계의 사회적 위상과 국가의 부침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제6회 한·중·일 공학한림원장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쉬쾅디 중국공정원장과 니시자와 준이치 일본공학아카데미 회장을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이들은 기술강국이 되려면 엔지니어의 사회적 위상이 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에서는 고등학생 가운데 성적이 상위 15%에 드는 경우엔 시험을 치르지 않고 주요 공대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우수 인력을 이공계 분야로 유치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죠." 중국의 공학한림원 격인 중국공정원의 쑤쾅디(徐匡迪) 원장(65)은 "중국에서는 산업발전의 주역으로서 이공계 출신들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형성돼 있다"면서 "최근 금융·미디어 등 분야가 각광받으면서 이공계 직종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정부가 다양한 제도를 통해 공학교육 진흥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총리를 포함해 관료의 70%가 엔지니어 출신일 만큼 정부 각계에 이공계 출신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 이같은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쑤 원장은 "중국에서는 전체 대학생의 절반 가량이 이공계 학생일 만큼 이 분야의 기반이 튼튼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학업수준에 대해 비판도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모든 대학에 우등반(班)을 운영,엘리트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기업들 대부분 자체 연구소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기업과 대학의 산학연계도 매우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신 기술과 지식을 원하는 기업들은 이공계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방학때는 물론 주말에도 기업체에서 연구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은 기업에 자문해주는 것은 물론 스스로 창업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중관춘 부근에서는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IT 관련 업종에 몸담고 있는 젊은 교수와 학생들을 흔히 만날 수있다는 것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주요 대학의 경우 매년 예산의 30%정도를 국내외 기업에서 받을 정도로 산학연계가 강하다고 전했다. 쑤 원장은 베이징철강기술대 출신으로 이 대학과 상하이공대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상하이산업대 총장,상하이 시장(1995∼2001년)을 거쳐 2002년 6월에 중국공정원장이 됐다. 중국공정원은 지난 94년 국무원 주도로 설립됐으며 중국 공학기술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학술자문기구다. 현재 회원은 6백11명이며 회원(원사)은 차관급 대우를받는다. 쑤 원장은 "중국공정원은 티벳개발 프로젝트 등 정부의 주요 사업에 자문을 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도 미래 전략 등을 조언해주는 국가적 싱크탱크"라고 설명했다. 글=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