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기분에 따라 5타가 늘기도 하고 5타가 줄기도 한다. 어쩌면 그 이상의 타수도 '올라갔다,내려갔다'한다. 스코어를 좌우하는 골퍼의 '기분'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편한 기분'이고 다른 하나는 '독한 기분'이다. '기분이 편해서' 스코어가 좋아지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 아주 흔하다. 예를 들어 어떤 골퍼가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할 때는 '스코어 자체'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을 때이다. 내기를 해도 잃건 따건 별 상관없는 동반자와 칠 때라든가,오랜만에 내기 없이 칠 때,또는 가족과 함께 나가 맘 편히 칠 때 스코어가 잘 나오곤 한다. 동반자에 따른 환경 변화가 없더라도 골퍼 스스로 마음가짐을 달리 가지면 스코어가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스윙에 변화도 없고,동반자가 같더라도 '지는 것을 각오하면' 오히려 이기는 골프가 되기도 한다. '독한 기분'으로 스코어가 좋아지는 것은 '투지가 집중력으로 승화되는 경우'다. '이기고자'하는 생각이 욕심으로 연결되면 그것은 골프에 농락당하는 것이지만 '이기고자'하는 마음이 집중력으로 연결되면 그것은 최고 경지의 골프가 된다. 쉽게 말해 '기세'로 밀고 나가는 골프가 이뤄지는 것. 이같은 '골프의 세계' 1인자는 남자는 타이거 우즈요,여자는 박세리다. 지난 일요일 모바일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대회에서 대역전승을 거둔 데에서 보듯 박세리는 그 누구보다 기세가 강하다. 잘 치기도 하지만 박세리가 우승 경쟁권에 있으면 다른 선수들의 골프가 쪼그라든다. 물론 우즈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더하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떻게 그 같은 '기세의 골프'를 구축할 수 있을까. 방법은 '한 번에 한 샷'뿐이다. 지금 치는,이 하나의 샷을 '인생 최고의 샷'으로 만들면 된다. 골프도 인간이 하는 운동이다. '인생 최고의 샷을 지금 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결과도 그와 비슷하게 따라간다. '치고 나니 그렇게 됐다'는 식의 수동적 골프에는 절대 '기세'가 존재할 수 없다.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