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의약 바이오벤처기업인 RNL생명과학(www.rnl.co.kr)의 라정찬 사장(39)은 요즘 하는 일마다 신바람이 난다.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대기업 직원에서 벤처 CEO(최고경영자)로 변신한 지 올해가 3년째. 그는 "사업이 이토록 즐거운 것인지 몰랐다"며 스스로도 사업가 기질을 타고났다고 털어놓는다. 라 사장은 2000년말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현 LG생명과학) 동물의약사업팀장을 그만두고 RNL생명과학을 세웠다. LG화학 시절 그는 신제품개발부터 마케팅,해외영업 등 여러 방면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1년에 평균 5개월이상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대규모 수출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 회사내 생명과학 사업분야 1등공신이었다. 그런 그가 창업을 결행한 것은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당시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선진국의 바이오시장을 눈여겨본 라 사장은 "21세기는 천연의 시대"라고 생각하고 "한의학에 뿌리를 둔 우리나라가 승부를 걸 곳은 바로 생약시장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 LG화학에서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회사에 사표를 낸 후 천연물 의약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수원에 있는 서울대 농생명대학안에 RNL생명과학을 차렸다. 라 사장의 첫번째 사업 아이템은 생물안전 분야다. 이와관련,지난해 6월 천연물 1호제품으로 "젖소유질증가제"를 개발,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조만간 미국에 본격 수출돼 내년에만 2백만달러어치가 나갈 예정이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2호제품인 구제역 소독제 "스누캅"을 내놓고 국내 동물안전분야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제품 역시 올해 25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앞으로 백신이나 진단시약,생물학적 테러에 대응한 제품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라 사장의 두번째 사업분야는 시장 전망이 밝은 기능성 식품이다. 특히 식이요법을 통해 각종 질병의 치료보조 효과를 내는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선보인 "소당미"가 대표적이다. 서울대와 공동개발한 이 제품은 혈당강하에 효과가 큰 물질을 쌀에 입혀 내놓은 당뇨환자를 위한 식이요법 쌀이다. 이미 여러차례 동물과 사람의 임상실험에서 효능을 입증받아 RNL생명과학의 주력제품으로 키울 생각이다. 라 사장은 "올해들어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목표치인 60억원 매출에 6억원 흑자는 무난히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엔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을 감안,매출과 순이익 목표를 각각 1백30억원,18억원으로 늘려잡았다. 그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년까지는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원료를 개발해 선진국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미 유방암 억제와 비스테로이드계 항염제 분야의 후보물질을 개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라 사장은 서울대 수의과대(석사)를 나와 바이엘코리아,LG화학을 거쳤으며 현재 충남대 식품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