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즈바이러스(HIV)가 지방세포에도 잠복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의 NBC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프랑스 코챙연구소의 프랑스 피에트리-루셀 박사와 포슈병원의 자크레보위치 박사는 미국 메릴랜드대학 인간바이러스연구소 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피에트리-루셀 박사와 자크레보위치 박사는 에이즈 치료제를 장기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지방이영양증(脂肪異營養症)이 있는 에이즈 환자들의 지방세포에서 HIV DNA를 발견했다고 밝히고 이는 HIV를 완전히 뿌리뽑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에트리-루셀 박사와 자크레보위치 박사는 이같은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피에트리-루셀 박사는 에이즈 환자들이 흔히 뺨이 심하게 수척해져 이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들의 복부 지방을 떼어내 뺨에 주입하는 치료를 해주고 있는데 자크레보위치 박사로부터 다른 연구에 필요하니 이 지방세포 샘플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자크레보위치 박사는 이 지방세포 샘플을 연구하다가 우연하게도 그 속에 HIV DNA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년 전에 처음 발견된 HIV는 바이러스 침입시 출동하는 면역세포인 CD4-T세포에 달라붙어 자신의 유전물질을 주입, 이 세포로 하여금 HIV를 무한생산하도록 만든다. HIV는 CD4-T세포에 침입하기 위해 이 세포의 분자 출입문이라고 할 수 있는 CD4와 CCR5라는 수용체를 이용한다. 그런데 지방세포도 CCR5 수용체를 가지고 있으며 HIV가 이 수용체를 이용해 지방세포도 감염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자크레보위치 박사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