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오헤어 강윤선 원장은 "사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가장 난처하다고 한다. 특별히 힘들었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론 20여년동안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동안의 역경을 지워버렸다. 준오헤어를 국내 최대 규모의 미용기업으로 키워낸 데는 처음부터 남다른 의지나 비법이 있었던게 아니다. 단지 재미있게 일해야겠다는 노력이 일궈낸 성과다. ◆즐겁게 일한다=강 원장이 미용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1년.미용일을 하며 만난 남편 이름을 따 '준오헤어'란 간판을 내걸고 성신여대 앞에 1호점을 냈다. 여대 앞이라 당시에도 미용실이 많았지만 준오헤어는 금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강 원장은 '내가 다니고 싶은 미용실'을 만들고 싶었다.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미용실'을 추구했다. 그래서 항상 직원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다. 고객들에게도 '털털하면서도 편안한 친구'로 다가갔다. 직원에 대해서는 항상 '가족'이라고 여겼고 고객은 자기가 초대한 '손님'이라고 생각했다. 준오헤어는 성신여대 주변에만 5개점을 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89년 이대점을 시작으로 지역을 넓힌 준오헤어는 이후 무섭게 성장해 나갔다. 13년 만에 지점을 전국 22곳으로 확장했다. ◆알아야 즐겁다=강 원장은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둑이나 골프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지루하기 짝이 없죠.하지만 알아가면서 재미가 붙잖아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강 원장은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철저한 자기계발을 병행했다. 심리상담사와 카운슬러 자격증을 획득하고 대학원 등을 통해 경영수업을 쌓아 나갔다. 미용사에 대한 교육도 아끼지 않았다. 미용교육이 생소하던 1992년 자체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학점제를 도입했다. 외국의 유명 미용사를 강사로 초빙해 실습과정을 가르쳤으며 리더십과정,소비자심리학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소속 미용사들을 '프로'로 만들었다. 준오헤어 직원들은 업계에도 고급 두뇌집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사람도 6명이나 된다. 초기에는 주변에서 '이직률이 높은 업계에서 그렇게 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준오헤어의 체계적 교육은 오히려 직원들의 애사심을 북돋우고 이직률을 뚝 떨어뜨렸다. 강 원장은 "지점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직원들이 이직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용은 21세기에도 성장산업=강 원장은 미용산업의 부가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미용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산업의 발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미용산업의 장점이다. 강 원장은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변화를 통해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준오헤어에 이은 두번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경력 7∼10년의 중견 미용사들의 개업을 적극 지원해 신규 브랜드 점포를 만들 방침이다. 총 1천점을 세운다는 게 강 원장의 목표다. 그는 준오헤어의 노하우나 아카데미 시스템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강 원장은 "30만명의 회원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관련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코스닥 등록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