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정(대표 정해창)이 설립된 것은 지난 1987년. 이미 15년의 역사를 가진 중견기업이지만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업체다. 하지만 "듀오백을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대부분 "아,그 회사"하는 반응을 보인다. 해정산업은 지난 1997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학교용 책.걸상에 쓰이는 합판을 만들던 업체였다. 곡면성형합판을 만들어 초,중,고등학교에 납품해 나름대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80년대 들어서는 중동에 수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납품업체가 늘어나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져 자연스레 해정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해정이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 것은 지난 1995년 듀오백 의자에 뛰어들면서 부터다. 정해창 대표가 독일 출장길에 처음 듀오백을 접하고 해정의 향후 주력제품으로 정하게 됐다. 국내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초점을 둔 기능성 의자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때마침 외환위기가 닥치는 바람에 듀오백은 출시과정부터 험난했다. 하지만 결국 정해창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듀오백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1998년 6억4천만원 적자를 기록했던 해정은 1999년 7억9천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어 2000년에는 16억9천만원,지난해에는 36억6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매출은 98년 33억원에서 99년 80억원,2000년 1백78억원,지난해는 2백50억원에 달했다. 듀오백은 독특한 외관과 다양한 마케팅에 힘입어 기능성 의자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됐다. 해정은 올해부터 다시 학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듀오백을 응용한 학교용 책.걸상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인하대학교와 공동으로 새로운 책.걸상 브랜드인 "듀오스쿨"을 내놨다. 이 제품은 성장기 학생들의 다양한 체형에 맞출 수 있게 책상 및 의자의 발받침 조절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해정의 주력 제품군인 "듀오백"시스템의 등받이가 특징이다. 해정 관계자는 인하대학교의 조사보고서를 인용,이 제품의 사용으로 학생의 허리와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이 기존 제품에 비해 20% 정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다양한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자연스레 자세 교정이 되도록 배려했다. 해정이 자체 개발한 합판을 이용해 단가를 낮췄고 수명도 10~20년에 이른다. 해정은 타업체에도 이 제품의 생산을 허용할 방침이다. 어느 업체나 해정에 품질승인만 받으면 특허료 등 기타 비용없이도 공급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단기간의 매출에 기여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자세교정에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듀오백의 잠재고객군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080)333-2525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