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를 혼자 모시고 살면서 업무에도 충실한 직원이었는데..." 지난달 31일 오후 태풍 루나(Runa)가 내습했을때 수해점검을 나갔다 실종됐던 경북 영천시 대창면사무소 직원 김진우(32.세무직 8급.대구시 방촌동)씨가 숨진채 발견되자 동료들은 고인(故人)이 효성스런 아들에 성실한 공무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30분께 담당마을인 대창면 직천리의 태풍으로인한 수해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현장으로 간후 행방불명됐으며, 2일 오후 4시30분께 영천시 대창면 직천리 불암저수지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대창면사무소 관계자는 "김씨가 태풍으로 가옥이 침수됐다는 직천리 10여가구의 신고를 받고 주민들을 대피시킨뒤 돌아오던 길에 급류에 휘말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6년 공무원에 임용돼 줄곧 대창면사무소에서 근무했고 지난 7월 다른 근무처로 옮길 기회가 있었으나 지역민에게 정이 들어 계속 봉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김씨는 4대독자로 시집간 누나들을 대신해 지병을 앓는 어머니(65)의 병수발을 들면서 아버지(71)를 혼자 모셔왔다. 김씨 어머니는 3년전부터 당뇨병에 신부전증, 고혈압 등을 한꺼번에 앓아 정기적으로 혈액투석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의식 상태로 아들의 죽음을 모르고 있다. 주변사람들은 "김씨에게 결혼을 약속한 아가씨가 있으나 부모님을 모시느라 결혼을 미뤄 왔다"며 안타까워 했다. (영천=연합뉴스) 홍창진기자 realis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