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배우자에게 만족할 수 없다면 자녀가 있어도 이혼을 할 것인가?" 한국 여성들의 53.5%가 이 질문에 "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74.1%가 결혼은 여성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 스페셜 제작팀이 일본 후지TV와 공동으로 실시한 '한국.일본 여성들의 공통 설문조사'에서 나온 응답이다. MBC는 이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변화하고 있는 여성들의 의식과 삶을 분석하고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MBC 스페셜 '여성, 일과 사랑'을 오는 11,18일 오후 11시30분에 방송한다. 2002년 7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한국 여성 한명이 낳는 아이의 숫자가 30년 전의 3분의 1로 줄었다. 이혼율은 7배로 늘었다.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1.6%에 달했다. 마산MBC의 임혜숙 라디오PD는 청첩장으로 결혼식을 알리듯 사람들에게 e메일로 자신의 이혼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세 딸의 엄마,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가는 임혜숙씨에게 이혼은 더이상 감춰야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여성들의 결혼관과 인생관이 이 프로그램의 제1부 '여자들의 반란'의 주제다. 신드롬이라 불리는 일본의 독신 문화와 이혼 학교도 돌아본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94.7%의 한국 여성이 결혼 후에도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맥킨지사가 최근 한국의 여성 인력 활용 상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0개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제2부 '행복의 조건'에서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한국 여성들과 그들 앞에 놓여 있는 어려운 현실을 파헤친다. 또 독거 노인을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는 일본 주부 우치마의 경우를 통해 일본의 파트 타임 문화를 살펴본다. MBC 스페셜의 이현숙 PD는 "우리보다 앞서 변화를 경험한 일본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 여성들에게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