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사상 처음으로 입시 정원이 수험생 숫자를 초과하는 `대입정원 역전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각 지방 대학들의 신입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2002학년도 입시에서 상당수의 서울 소재 대학은 물론 지방 대학들이 정원미달 사태를 경험한 때문인지 지방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 총장.교수들은 물론 전 교직원과 재학생까지 동원돼 `사활을 건' 신입생 유치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각 지방 대학들은 기본적으로 총장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홍보팀을 본격 가동하고 있고, 기숙사 등 시설 신.증축, 장학금 확대 및 해외유학.어학연수 제공, 전형방법 간소화 등을 내세우며 학생 유치작전을 벌이는 한편 중국 학생과 동남아 지역 학생 등을 상대로 한 해외학생 유치에도 발벗고 나섰다. ◇홍보 강화 = 각 대학들이 홍보팀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신문 또는 방송광고를 앞다투어 실시하는 것은 기본 전략이다. 교수 및 재학생을 동원해 출신고교를 방문토록 하는 방식의 유치전은 고전에 속한다고 할 정도다. 특히 상당수 대학들이 각종 특전을 내세운 그간의 소수 우수학생 유치전략을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도 눈에 띈다. 부산대는 오는 8월 23-24일 일선고교 교사들을 초청, 입시설명회를 겸한 심포지엄을 개최키로 했으며 전국 대부분 지방의 대학들도 여름방학을 이용, 일선고교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시행사를 집중 개최하고 있다. 춘천 한림대는 수도권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 시설과 규모, 차별화된 복지제도 등을 알리는 빌보드 광고판을 수도권 300개 고교에 설치하는 한편 수험생 3만여명에게 학교소개 DM을 3회 발송할 계획이다. 충북 청주의 서원대는 김정기 총장과 보직 교수 등 10여명으로 홍보팀을 구성, 지난 11일 도내 보은지역을 방문해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앞으로 30여회에 걸쳐 충청, 경기지역의 진학담당 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마산 경남대는 지난 3월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학생유치위원회를 발족해 가동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오는 9월 도내 고교들을 순방, 고3 진학담당 교사들에게 학교 홍보를 하는 한편 오는 11월 학교 소재지인 마산을 비롯해 울산.김해.진주.남해.거제 등의 실내체육관에서 고교생 초청 입시 설명회를 갖는다. 창원대는 지난 4일 입시.취업.사이버.기획 등 4개팀으로 이뤄진 '창원대 홍보단'을 발족, 학교 홈페이지의 홍보 콘텐츠를 강화해 '학교 알리기'에 적극 나서는 한편국립대로선 드물게 TV.라디오 광고에도 뛰어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시설 신.증축 = 대구의 영남대는 각 방에 인터넷 시설을 구비한 첨단 기숙사를 신축하고 있으며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도 외지 학생 유치에 대비해 기숙사를 잇따라 짓고 있다. 충남대는 지난해 10월부터 54억여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거실이 딸린 2인실 219개와 도서실, 체력단련실 등이 갖춰지고 근거리통신망(LAN)도 구비된기숙사를 지난 5월 준공했다. 울산대도 `외지 학생 100% 기숙사 수용'을 목표로 1천3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3개동의 기숙사 외에 500명이 추가로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1개동을 짓고 있다. 제주대는 육지의 여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남학생 기숙사 2개동(각 50실)가운데 1개동을 여학생 기숙사로 변경하고, 오는 2003년까지 남학생 기숙사 1개동을 신축키로 했다. 강릉 관동대는 양양캠퍼스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형 기숙사를 건립한데 이어 내년 2학기 입주를 목표로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로 1천200명을 수용할수 있는 최첨단 학생 기숙사를 신축하고 있다. 광주 조선대도 첨단시설을 갖춘 기숙사와 도서관을 완공하고 학생들의 후생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장학금 확대, 유학.어학연수 보장 = 대구 계명대는 내년도 신입생 장학금 지급대상을 석차 6% 이내에서 10% 까지로 늘리는 등 수혜 폭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대전 목원대는 올해 1학기 42억원이던 장학금을 2학기 56억원으로 증액, 내년까지 유지할 방침이며 특히 중국 헤이룽장(黑龍江)대학과 신입생을 2년 교육한 뒤 나머지 2년은 상대 대학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전대는 올해 1월부터 20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호주와 일본 및 러시아 등으로교비 지원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울산대는 내년도 수시 2학기 모집과 정시모집 합격자중 수능 성적 우수자 350명을 뽑아 무료로 자매대학인 캐나다 리자이너 대학 등에서 4주간 해외 어학연수 혜택을 줄 계획이다. ◇해외학생 유치작전 = 상당수의 지방 대학들이 `한류 열풍'의 진원지인 중국은 물론 일본, 동남아지역의 외국인 학생 `모시기'에도 본격 나섰거나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을 시범 유치했던 부산 신라대와 부경대는 내년도 입시에서는 외국인 특별전형 정원을 크게 늘리기로 했으며, 부산대도 교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중국 현지 입시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대구대는 올해 2학기 100여명 등 내년까지 200여명의 중국 유학생을 유치하기로 하고 교내에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외국 유학생 전용 기숙사를 짓고 있다. 충남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지난 10-18일 총장, 학생지원처장, 국제교류부장 등이 중국과 베트남 5개 대학을 방문해 대학을 홍보하고 돌아왔다. 전북대도 신철순 총장과 간부들이 지난 5월 일본의 가고시마대 등 2개 대학에이어 6월에는 키르키스탄 오쉬대를 방문해 교환학생 문제를 논의했으며, 중국 대학생을 유치할 목적으로 오는 29일 베이징을 찾아 소수민족 연구로 유명한 중앙민족대에서 3박4일간의 홍보활동을 벌인다. ◇특이한 유치활동 = 원주 상지대는 올해 처음으로 한의예과 정원(60명)의 5%인 3명을 지역출신 학생으로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대학입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추가모집에 나선 전남대는 입학정원 동결과 함께 수험생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논술, 심층면접, 사범대 적.인성 검사 등을 폐지하는 등 전형방법을 단순화했으며 부족한 학생을채우기 위해 편입학 제도도 도입했다. 경북대는 의예과 1학년으로 미스코리아 진에 뽑힌 금나나양을 표지인물로 한 입시홍보 책자 1만부를 제작, 전국의 고등학교에 배포했다. 영남이공대는 교수와 학생 12명으로 `로드쇼'팀을 구성, 경북 12개 시군 30여개고교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입시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진주 경상대는 오는 11월 경남지역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을 통영 캠퍼스인 해양과학대학으로 초청, 바다위 선상에서 입시 설명회를 갖는 이채로운 홍보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창원대는 전국 어디에서든 홈페이지를 통해 2천원씩 받던 입학원서를 공짜로 다운받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수원 아주대는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 아주드림캠프를 운영,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중 수시모집에서 모집인원의 30% 이내를 선발하기로 했다. 경기도 소재 한신.협성.평택.한림.한라.세명.서원.극동대 등 8개 대학들은 올해 처음으로 입학원서 공동접수를 실시, 신입생 편의를 도모키로 했다. 울산대는 오는 8월4일까지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의 입시정보란에 가입하는 회원 4천명에게 문화상품권(장당 5천원) 1장씩 제공하고 회원 전원에게 수능 수첩을 주기로 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학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입학원서를 제출한 학생이 있는 전국 604개 고교에 5㎏들이 감귤 3상자씩 보낸 제주대는 올해에도 각 고등학교에 감귤을 보낼 계획이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대입정원 역전시대'에는 문닫는 대학이 나올 수밖에 없는실정"이라며 "따라서 재정형편이 어려운 지방대학은 필사적으로 학생 유치에 매달릴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지방대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모집정원을 현실 수요와 지역 실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고 대학도 백화점식 학과 운영보다는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학과를 특화,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