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19일 서울이 전통과 현대의 맛이 어우러진 요리의 전당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서울의 각종 음식점을 소개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WSJ은 아시아 북쪽 지방 매운 고추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는 서울 음식은 추울때 먹어야 제격이라고 운을 뗀 뒤 깔끔한 일본 음식이나 기름에 지글지글 튀겨내는 중국 음식과는 달리 서울 음식은 추운 날씨와 함께 해야 독특한 취향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 음식이 얼얼한 맛을 기조로 하면서 장(腸)을 데워주는 것도 이 때문인데 한국인들이 여러 세기에 걸친 중국의 침략과 일제강점을 거치면서 굳건한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음식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기사의 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한 가정에서 잡채와 구운 생선, 맛이 싸한 두부찌개, 셀 수 없이 많은 김치와 깍두기 등이 가득 차려진 상을 받았던 일화를 꺼낸 뒤 그 이후 서울의 음식 문화는 많이 변모했다는 말을 곁들였다. 특히 90년대 중반이후 음식 문화에도 국제화가 접목되면서 이른바 퓨전 요리류가 등장했고 유행과 프로페셔널리즘이 식당가에 불어닥쳤다는 것이다. 또 서울 사람들이 식탁에서 후딱 밥그릇을 비우고 불필요한 잡담은 거의 하지 않던 예전의 초스피드 식사법에서 벗어나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는 여유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제는 서울 음식에서 늘 얼큰한 찌개류나 불고기만 떠올리기보다는 여러가지 다양한 요리류를 접해보라고 이 기사는 권장했다. WSJ은 이어 서울의 가볼만한 먹거리 명소로 송파구 방이동의 한 갈비집과 종로구 부암동의 손만두집, 잠원동의 아구찜과 설렁탕집, 인사동 퓨전요리 전문점, 서초동 유황오리구이 전문점 등을 다채롭게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