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18일 서울송파구에 있는 배명중학교를 찾아 `일일교사' 활동을 하고 교사.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정책행보'를 계속했다. 노 후보는 이 학교 1학년 9반 강단에 서서 여름방학을 앞둔 꿈나무들에게 진정한 위인의 의미와 `가치의 충돌'을 주제로 강의했다. 노 후보는 "어렸을 때는 강인한 정복자인 나폴레옹을 좋아했지만, 변호사가 된뒤 반독재 시위로 감옥에 간 대학생들을 변호하면서 힘 센 사람이 반드시 이웃에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정정당당한 경쟁은 필요하지만, 경쟁에서 뒤떨어진 사람도 함께 사랑하고 도우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예로 노 후보는 한 일간지 논설위원이 월드컵대회 때 주전으로 뛰지 못한 선수들을 소재로 쓴 글을 읽어주고 "경쟁을 해야 생산성이 좋아지지만, 그 생산성은결국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이날 수업시간에 맞추기 위해 올림픽대로 노량진-동작대교 구간의 황색 안전지대로 운행하다 딱지를 떼인 사실을 `고백'하면서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것과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 사이에서 곤란한지경에 처했었다"며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학생 다수가 `늦더라도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자 노 후보는 "여러분과의 약속은 늦더라도 나중에 양해를 구할 수 있지만, 도로에선 누구라도 예외를 인정하면 걷잡을 수 없는 무질서가 생기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노 후보는 특강 뒤 사인을 해달라고 몰려든 이 반 학생 35명에게 `사람사는 세상...노무현'이라는 사인을 해줬다. 노 후보는 이어 교사식당에서 학부모 및 교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겸한 간담회를 갖고 ▲공교육 내실화 ▲사교육비 문제 등 교육 현안에 대해 토론을벌인 자리에서 "대학의 획일적 서열화를 없애거나 희석시켜야 하며,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의 임기는 원칙적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일교사 활동엔 국회 교육위 소속 전용학(田溶鶴) 이재정(李在禎) 의원과임종석(任鍾晳) 김성순(金聖順) 의원 등이 동행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